박지원(朴趾源)의 <열하일기(熱河日記)> 박진서
2009.08.10 23:21
박지원(朴趾源)의 <열하일기(熱河日記)>
4 박진서 | 2009·08·07 08:05 | HIT : 198 | VOTE : 3 |
한 수필가의 글에서
문학에 뜻을 두어 50년간을 일기를 써왔다는 거
그녀에 비해
나는 겨우 3년째 일기라는 이름으로 블러그에 글을 쓰고 있으니
부끄럽기 그지없고, 한심하기 그지없는 처지이다.
일기도 수필의 한 형식이라서
朴趾源의 <熱河日記>는 유명한 그의 문학인데
그의 발자취를 따라서 압록강을 여행했다는
한 사람의 자랑을 들을 때는 나의 무식과 무능이 서글프기조차 했었다.
(우정의 '형태와 본질' )
오늘은 도서관에 가서 <열하일기>를 뽑아 들고
시원한 열람실에서 읽었다.
한글로 번역된 것이어서 다행이고
거기에 간추린 책이라서 읽기에 더 좋았다.
언젠가 두꺼운 두 권의 열하일기를 본 적이 있어서
지레 겁을 먹었던 처지였기에 말이다.
(형태와 본질 '군무')
박지원은 나와 같은 본관인 潘南 朴씨 (1737~1805)
나이 44세에 청나라 乾隆帝의 七旬宴을 축하하러 가는
사신의 삼종형 박명원을 따라가
청나라 고종의 피서지인 熱河를 여행하며 일기를 쓴 것이다.
약 두 달 동안 겪은 일을 날짜 순으로 썼는데 자세하다.
꼼꼼한 관찰은 박씨의 특유(?)한 성격을 보는 듯하여
나의 관심을 끈 문장을 베껴 왔다.
(금강내산)
수레안이 보일 듯 말 듯한데 여인의 말소리만이 들린다.
잠시후에 노새가 멈추어 오줌을 싸자 수레 안에서 여인들이
북쪽 차창을 열고 서로 얼굴을 내미는데
아름답게 올린 머리는 마치 구름이 얽힌 것 같고
귀에 달린 구슬들은 별이 흔들리는 것 같아서
노란 꽃과 파란 줄 구슬이 서로 얽혀 화려하고 아름다움이
마치 洛水에 놀란 기러기를 방불케 하는데 이윽고 창을 닫고 가버린다.
그 여자들은 모두 세 명으로, 이들은 대왕을 모시는 궁녀들이라고 한다.
(혈망봉)
갑자기 기병 4, 50명이 거세게 밀어닥친다.
그 기세가 무척 수선스러운데 옆에 있는
우리나라의 경마군과 말은 보고도 못본 체해 버린다.
그들이 한꺼번에 우르르 배를 타는데 맨 뒤의 기병이 팔에
파란 빛을 띤 매를 안고 채찍을 휘두르며 급히 배에 뛰어오르려다가
말 뒷굽에 미끄러져 안장을 맨 채 물 속으로 빠져버렸다.
헤쳐 나오려고 마구 허우적데다가 겨우 배를 붙잡고
지친 몸으로 기어올랐다.
그가 안고 있던 매는 항아리에 던져진 나방과 같고
말은 오줌통에 젖어서 일그러져 버렸다.
죄도 없는 말을 후려치니 매우 더욱 놀라 퍼덕거렸다.
자신을 뽑내고 남을 업신여기면 금방 이런 꼴을 당하게 된다는 것을
실감할 정도였다.
4 박진서 | 2009·08·07 08:05 | HIT : 198 | VOTE : 3 |
한 수필가의 글에서
문학에 뜻을 두어 50년간을 일기를 써왔다는 거
그녀에 비해
나는 겨우 3년째 일기라는 이름으로 블러그에 글을 쓰고 있으니
부끄럽기 그지없고, 한심하기 그지없는 처지이다.
일기도 수필의 한 형식이라서
朴趾源의 <熱河日記>는 유명한 그의 문학인데
그의 발자취를 따라서 압록강을 여행했다는
한 사람의 자랑을 들을 때는 나의 무식과 무능이 서글프기조차 했었다.
(우정의 '형태와 본질' )
오늘은 도서관에 가서 <열하일기>를 뽑아 들고
시원한 열람실에서 읽었다.
한글로 번역된 것이어서 다행이고
거기에 간추린 책이라서 읽기에 더 좋았다.
언젠가 두꺼운 두 권의 열하일기를 본 적이 있어서
지레 겁을 먹었던 처지였기에 말이다.
(형태와 본질 '군무')
박지원은 나와 같은 본관인 潘南 朴씨 (1737~1805)
나이 44세에 청나라 乾隆帝의 七旬宴을 축하하러 가는
사신의 삼종형 박명원을 따라가
청나라 고종의 피서지인 熱河를 여행하며 일기를 쓴 것이다.
약 두 달 동안 겪은 일을 날짜 순으로 썼는데 자세하다.
꼼꼼한 관찰은 박씨의 특유(?)한 성격을 보는 듯하여
나의 관심을 끈 문장을 베껴 왔다.
(금강내산)
수레안이 보일 듯 말 듯한데 여인의 말소리만이 들린다.
잠시후에 노새가 멈추어 오줌을 싸자 수레 안에서 여인들이
북쪽 차창을 열고 서로 얼굴을 내미는데
아름답게 올린 머리는 마치 구름이 얽힌 것 같고
귀에 달린 구슬들은 별이 흔들리는 것 같아서
노란 꽃과 파란 줄 구슬이 서로 얽혀 화려하고 아름다움이
마치 洛水에 놀란 기러기를 방불케 하는데 이윽고 창을 닫고 가버린다.
그 여자들은 모두 세 명으로, 이들은 대왕을 모시는 궁녀들이라고 한다.
(혈망봉)
갑자기 기병 4, 50명이 거세게 밀어닥친다.
그 기세가 무척 수선스러운데 옆에 있는
우리나라의 경마군과 말은 보고도 못본 체해 버린다.
그들이 한꺼번에 우르르 배를 타는데 맨 뒤의 기병이 팔에
파란 빛을 띤 매를 안고 채찍을 휘두르며 급히 배에 뛰어오르려다가
말 뒷굽에 미끄러져 안장을 맨 채 물 속으로 빠져버렸다.
헤쳐 나오려고 마구 허우적데다가 겨우 배를 붙잡고
지친 몸으로 기어올랐다.
그가 안고 있던 매는 항아리에 던져진 나방과 같고
말은 오줌통에 젖어서 일그러져 버렸다.
죄도 없는 말을 후려치니 매우 더욱 놀라 퍼덕거렸다.
자신을 뽑내고 남을 업신여기면 금방 이런 꼴을 당하게 된다는 것을
실감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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