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 고백할 게 있네, 이 아침에
2010.08.23 15:18
창밖 세상이 어두워지면
가끔 내 마음에 내리는 어두움
빛으로 온 그이를 미처몰라
방안의 불만 밝히려했던 상한 갈대
으시대며 부리며
손해안보고 지지 않으려던 아집
겉은 그의 형상을 닮고저
속은 결코 아니어서
이중 색깔로 살아온 약한 나무
결핍이 무거워 실족할 때마다
통회하지 않을 수 없음이여
시간과 역사를 초월하여
손잡아 일으켜 세우는
힘 되신 여호와
그 소중한 임재가 해답인 것을...
가까운 이웃의 헐벗음을 못 본 척
이민들판의 내 외로움만 울부짖은 부끄러운 이기심
가슴깊이 깨닫고 무릎 꿇는 이아침
저자비의 시선
십자가에서 내려다보고 있구나
‘생명의 근원자시여 구원의 빛이시여
마음문 여오니 어서들어 오소서’
문밖에 서있게 한 냉담
뉘우치고 용서를 빈다
하얀 종이짝 가슴에 스며드는 찬란한 기쁨
회개 다음에 오는 축복임을 아뢰지 않을 수 없음이여
나지막히 고백하는 은밀한 마음 여기 있네, 이 조용한 아침에.
물 거울 /김영교
있는 대로
보이는 대로
고스란히 반사하는 수면
바람 높고
구름 짖게 낀 날
어둡게 흔들려
초록가지에, 물속가지에
앉을 수 없는 새소리
산산 조각난 보름달
밤 새도록 가슴앓이 한다
겨울을 건너온 투명한 고요
햇빛 환한 대낮을 지나
떠오르는 디베라 물가
영혼에 낀 먼지도 들추는
하늘 거울
기쁘면 미소
슬프면 눈물
어느 면경에 뜰까
굽히고 또 굽히고
꿇고 또 꿇고
굴절 없이 안기는
거울
은혜 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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