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의 겉옷을 입고/ 김영교 6시집
2011.05.14 23:06
<감사의 겉옷을 입고> 평설-이태혁
예전에 어느 시인은 세상에서 스스로 담당해야 할 사명과 역할에 대해 여러 날 동안을 고민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에 동네 식당 앞을 지나다가 우연히 식당 앞 수족관 안에서 미꾸라지가 추위 때문에 물이 얼어붙어 그만 몸이 굳은 채로 죽어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미꾸라지가 헤엄을 치다 한 순간에 결빙되어 정지된 역동적인 순간을 바라보다가, 시인은 그 모습에서 문득 자신이 여러 날을 고민하던 시인의 사명과 역할을 발견하게 됩니다.
죽는 찰나의 순간까지도 숭고한 몸부림으로 표현을 멈추지 않는 시인의 시대적 사명을 스스로 깨닫게 된 것이었습니다.
김영교 님의 시집 <감사의 겉옷을 입고>를 읽으며 다시금 이 시대를 사는 시인의 사명과 역할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타고난 시인은 하늘이 주신 은사의 결정체입니다. 남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고, 남이 표현하지 못하는 것을 노래할 수 있는 특권이 허용된 사람입니다. 하지만 모든 권리에는 책임이 반드시 뒤따른다는 사실을 시인은 삶을 통해 이야기해줍니다.
등불 하나 밝혀 들고 걸어간다
바람 부는 밤 어두운 거리를 걸어간다
꿈꾸는 가슴에 길이 있어 혼자서 걸어간다
하늘처럼 당당하게 <시인은 >
‘등불’은 그녀가 깨달은 사명이자 역할이었으며, 그에게는 ‘꿈꾸는 가슴’이 있었기에 아무리 어둡고 바람 부는 길일지라도 두려움 없이 ‘혼자서’ 이 길을 걸어가겠노라 노래합니다. 하지만 가만히 드려다 보니 그녀는 ‘혼자서’가 아니었습니다. ‘하늘처럼 당당하게’ 길을 가는 시인의 옆에는 항상 하나님께서 계셨던 것입니다.
눈은 굳게 감고 있는데 얼음금 찡 열리듯
몸 안으로 빛이 스며드는 느낌이 왔습니다
주위는 밝음으로 출렁대고
신비한 평안함이 온 몸을 감쌈니다 < 동산으로 가는 편지 >
시인은 행복했었던 어느 날 아무런 예고도 없이 불쑥 찾아온 암과의 치열한 싸움을 통해서 창조주이신 그 분과의 깊은 동행을 경험하게 됩니다. 아픔이 기쁨이 되고 원망이 오히려 감사의 이유가 되는 개인적이고 특별한 순간을 경험하게 됩니다.
내 영혼 구석구석
빈 주머니만 풀석 풀석 먼지 납니다
가진 것이라곤 눈물 주머니만 남았습니다 < 주머니>
그리고 마침내 시인은 하나님께 감사 드려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이렇게 담담하게 고백하게 됩니다.
살아있는 것이 하나님의 선물이면
죽는 것도 하나님의 선물이란 결론을 얻게 되었다
죽음이 두렵지 않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얻은 것과 잃은 것>
Clint Eastwood의 2008년도 영화인 <Gran Torino> 를 보면 괴팍하고 고집불통인 백인 주인공이 냉랭하게 대했던 이웃의 가난한 이민자 가정의 한 젊은이를 위해, 예수님께서 죄 많은 사람들을 위해 그러셨던 것처럼, 자신의 목숨을 헌신하는 마지막 장면 때문에 영화를 본 많은 사람들에게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깊은 여운을 남겨주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밖으로 빗장을 걸어 놓아서 볼 수 없었던 사람들의 아픔과 상처를 돌아보는 순간, 그 동안에는 볼 수 없었던 전혀 다른 세상이 보이기 시작하는 것은 다름아닌 죄 많은 사람들을 향하신 하나님의 사랑 때문입니다.
우리는
저마다의 깊은 상처를 안고
불면의 이랑을 지나
고독의 다리를 건너온 한 톨의 씨앗
거기서 기도의 텃밭 일구며
사랑을 심고 말씀의 물을 주며
그리고 나 또한 씻고 마시네 < 텃밭, 이제는 >
아쉬움과 그리움에 가슴 조이던 우여곡절의 사연들을 지나 덤으로 얻은 새 생명으로 변함없는 하나님의 사랑을 확인한 시인은 이제 거울 속의 스스로에게 남은 삶의 소망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기다리고 있습니다
언젠가 나도 내밀어
잡아주는 손이 되고픈 소망 하나 품고
이렇게 기다림에 있습니다 < 잡아 주는 손 >
김영교 님의 <감사의 겉옷을 입고>는 이민자의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 곁의 모든 아프고 상처 입어 고통 하는 이웃들과 나 자신에게 많은 은혜와 도전을 선사해 줍니다.
많은 사람들이 시집을 통해서 하나님께 진정한 감사의 마음을 드릴 것이라 믿습니다.
2011 5월 5일 크리스천 뉴스위크
예전에 어느 시인은 세상에서 스스로 담당해야 할 사명과 역할에 대해 여러 날 동안을 고민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에 동네 식당 앞을 지나다가 우연히 식당 앞 수족관 안에서 미꾸라지가 추위 때문에 물이 얼어붙어 그만 몸이 굳은 채로 죽어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미꾸라지가 헤엄을 치다 한 순간에 결빙되어 정지된 역동적인 순간을 바라보다가, 시인은 그 모습에서 문득 자신이 여러 날을 고민하던 시인의 사명과 역할을 발견하게 됩니다.
죽는 찰나의 순간까지도 숭고한 몸부림으로 표현을 멈추지 않는 시인의 시대적 사명을 스스로 깨닫게 된 것이었습니다.
김영교 님의 시집 <감사의 겉옷을 입고>를 읽으며 다시금 이 시대를 사는 시인의 사명과 역할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타고난 시인은 하늘이 주신 은사의 결정체입니다. 남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고, 남이 표현하지 못하는 것을 노래할 수 있는 특권이 허용된 사람입니다. 하지만 모든 권리에는 책임이 반드시 뒤따른다는 사실을 시인은 삶을 통해 이야기해줍니다.
등불 하나 밝혀 들고 걸어간다
바람 부는 밤 어두운 거리를 걸어간다
꿈꾸는 가슴에 길이 있어 혼자서 걸어간다
하늘처럼 당당하게 <시인은 >
‘등불’은 그녀가 깨달은 사명이자 역할이었으며, 그에게는 ‘꿈꾸는 가슴’이 있었기에 아무리 어둡고 바람 부는 길일지라도 두려움 없이 ‘혼자서’ 이 길을 걸어가겠노라 노래합니다. 하지만 가만히 드려다 보니 그녀는 ‘혼자서’가 아니었습니다. ‘하늘처럼 당당하게’ 길을 가는 시인의 옆에는 항상 하나님께서 계셨던 것입니다.
눈은 굳게 감고 있는데 얼음금 찡 열리듯
몸 안으로 빛이 스며드는 느낌이 왔습니다
주위는 밝음으로 출렁대고
신비한 평안함이 온 몸을 감쌈니다 < 동산으로 가는 편지 >
시인은 행복했었던 어느 날 아무런 예고도 없이 불쑥 찾아온 암과의 치열한 싸움을 통해서 창조주이신 그 분과의 깊은 동행을 경험하게 됩니다. 아픔이 기쁨이 되고 원망이 오히려 감사의 이유가 되는 개인적이고 특별한 순간을 경험하게 됩니다.
내 영혼 구석구석
빈 주머니만 풀석 풀석 먼지 납니다
가진 것이라곤 눈물 주머니만 남았습니다 < 주머니>
그리고 마침내 시인은 하나님께 감사 드려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이렇게 담담하게 고백하게 됩니다.
살아있는 것이 하나님의 선물이면
죽는 것도 하나님의 선물이란 결론을 얻게 되었다
죽음이 두렵지 않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얻은 것과 잃은 것>
Clint Eastwood의 2008년도 영화인 <Gran Torino> 를 보면 괴팍하고 고집불통인 백인 주인공이 냉랭하게 대했던 이웃의 가난한 이민자 가정의 한 젊은이를 위해, 예수님께서 죄 많은 사람들을 위해 그러셨던 것처럼, 자신의 목숨을 헌신하는 마지막 장면 때문에 영화를 본 많은 사람들에게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깊은 여운을 남겨주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밖으로 빗장을 걸어 놓아서 볼 수 없었던 사람들의 아픔과 상처를 돌아보는 순간, 그 동안에는 볼 수 없었던 전혀 다른 세상이 보이기 시작하는 것은 다름아닌 죄 많은 사람들을 향하신 하나님의 사랑 때문입니다.
우리는
저마다의 깊은 상처를 안고
불면의 이랑을 지나
고독의 다리를 건너온 한 톨의 씨앗
거기서 기도의 텃밭 일구며
사랑을 심고 말씀의 물을 주며
그리고 나 또한 씻고 마시네 < 텃밭, 이제는 >
아쉬움과 그리움에 가슴 조이던 우여곡절의 사연들을 지나 덤으로 얻은 새 생명으로 변함없는 하나님의 사랑을 확인한 시인은 이제 거울 속의 스스로에게 남은 삶의 소망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기다리고 있습니다
언젠가 나도 내밀어
잡아주는 손이 되고픈 소망 하나 품고
이렇게 기다림에 있습니다 < 잡아 주는 손 >
김영교 님의 <감사의 겉옷을 입고>는 이민자의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 곁의 모든 아프고 상처 입어 고통 하는 이웃들과 나 자신에게 많은 은혜와 도전을 선사해 줍니다.
많은 사람들이 시집을 통해서 하나님께 진정한 감사의 마음을 드릴 것이라 믿습니다.
2011 5월 5일 크리스천 뉴스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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