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김종해
2007.02.07 15:28
이 아침의 시
사람들이 하는 일을 하지 않으려고
풀이 되어 엎드렸다
풀이 되니까
하늘은 하늘대로
바람은 바람대로
햇살은 햇살대로
내 몸속으로 들어와 풀이 되었다
나는 어젯밤 또 풀을 낳았다
김종해(1941- ) <풀> 전물
상향성의 가지관이 판을 치는 너절한 세상
속된 것에 대한 거부, 탈속주의 체취가 번져온다.
낮게 누울 줄 아는 풀의 품성이 그리운 시인의 눈
자연과 합일에서 초록 피가 도는 사람다운 길을 제시 한다.
우리의 마음도 그를 따라 간다. 풀의 깨끗하고 낮은 이미지와 함께
내가 풀을 낳고 네가 풀을 낳고...아름다운 세상을,
사람살이의 맑고 겸손한 그리고 빛나는 길을 열어 보인다.
(시인 김영교)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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