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를 앞두고

2007.05.18 16:38

김영교 조회 수:224 추천:33

은퇴하는 조용기 목사를 생각하며 프론티어 정신 / 카리스마적 신본주의/ 탁월한 경영자적 마인드/ 조직을 이끈 이드로 원칙/ 여의도 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가 은퇴를 앞당긴다고 한다. 50년 가까운 세월을 한결같이 한 교회를 섬기다 은퇴하는 그 분에게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비록 교단이 다르다 할지라도. 때를 맞춰 최근 한국에서 번역 출간된 문화 비평서 ‘문명의 혼성’(원제: World Culture)를 보면 그 책에서 조용기 목사를 크게 다루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사회학자 프랭크 레흐너와 존 보일은 세계문화는 네 개의 ‘얼굴’을 갖고 있다고 했다. 첫째는 자유시장 기업들과 정치적 엘리트들의 ‘다보스’(Davos)문화, 둘째는 진보적인 NGO들의 ‘패컬티 클럽’(faculty club)문화, 셋째는 오락과 소비 대중문화 그리고 넷째는 ‘오순절주의’로 태동된 새로운 초국가적 신앙 문화가 그 얼굴들이라는 것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오순절주의는 바로 서울의 작은 섬, 여의도에 위치한 ‘순복음’을 말한다. 지구의 ‘한 점’에 불과한 대한민국, 거기서도 하나의 ‘티끌’에 불과한 여의도 순복음 교회. 이곳이 바로 종교를 넘어 세계문화를 이끄는 커다란 흐름을 형성하고 있는 곳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신도 5명의 천막교회에서 출발해 75만명의 세계최대 단일교회로 성장한 여의도 순복음 교회. 이런 생각을 하기만해도 특별하다. 프랭크 레흐너와 존 보일 교수는 이 엄청난 규모의 조직을 관리하는 조 목사의 리더십에 대해 “사회학적 독창성이 낳은 경이(驚異)”라며 찬탄을 아끼지 않았다. 그렇다면 조 목사가 가진 리더십은 과연 어떤 내용인지 정리해 보자. 1. 우선 ‘프론티어(개척자) 정신’을 꼽을 수 있다. 조 목사와 순복음 교회에는 항상 ‘한국 최고’, ‘세계 최대’ 등의 수식어가 따라 다닌다. 48년간 목회활동을 하면서 새롭고 독특한 목회 방식과 교회제도를 창조한 조용기 목사. 그는 한국 최초로 여성들로 구역장을 세워 교구를 운영하고 비디오, 인터넷 등 정보통신 매체를 적극 활용했다. 뿐만 아니라 국민일보 창간, 엘림 복지타운 건립 등 보통 목회자들이 하기 힘든 일을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실행에 옮겨 성공을 거뒀다. 2. 두 번째로 조 목사는 철저한 카리스마적 '신본주의자’라는 점이다. 그는 무슨 일이든지 하나님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행동한다. 그는 인간적인 면모도 갖추고 다정다감하며 의리 또한 중요시한다. 무슨 일을 하든지 항상 하나님 앞에서 결단하고 밀어붙이는 고집스러움은 그의 리더십의 특징이다. 어떤 이는 바로 이런 점이 조 목사가 지닌 ‘카리스마적 권위’라고 말한다. 3. 세 번째로 조 목사는 성공한 CEO 즉, 경영자적 마인드가 탁월하다는 점이다. 종종 조 목사와 삼성의 이건희 회장이 비교되곤 한다. 세계 제일을 추구하는 것도 그러하거니와 사회복지에 대한 관심, 언론기관(중앙일보, 국민일보), 학교(성균관대학교, 한세대학교) 등을 운영하고 있는 점도 공통적이다. 특히 ‘인재제일주의’를 표방하는 것도 유사하다. 삼성그룹은 고 이병철 회장부터 ‘인재제일주의’를 경영철학의 핵심부분으로 삼고 있으며 조 목사 역시 후배 목회자 양성에 온갖 정성과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또 그는 목회자의 경력관리와 자기 개발에 유난히 많은 관심을 쏟는다. 지금도 그는 부목사들에게 필독서를 정해주고 기간 내에 읽었는지 꼭 직접 체크한다고 한다. 4. 마지막으로 조 목사가 75만명의 방대한 조직인 여의도 순복음 교회를 운영하는데 결정적인 방향을 제시한 ‘이드로의 법칙’(Jethro’s Principle)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1965년 어느날, 건강을 돌보지 않고 혼신의 힘으로 목회사역에 전념하던 조 목사는 수백 명의 성도들에게 세례를 집례하다 그만 쓰러지고 만다. 체력적으로 사역의 한계에 부딪친 그는 병상에서 문득 이드로의 법칙을 깨닫게 됐다고 한다. 출애굽기 18장에 모세의 장인이었던 이드로가 하루 종일 백성들의 일을 혼자 판단하느라 지쳐 있던 모세에게 혼자 중요한 일을 모두 감당하지 말고 백성의 지도자들을 세워 나눠주라고 충고한다. 그 충고에 따라 모세는 자신의 업무를 분담해 조직적으로 무리를 이끌었다. 조 목사는 이 성경의 일화에서 깨달음을 얻는다. 조 목사는 이드로의 법칙을 당장 실천에 옮기기 위해 간부들에게 자신의 뜻을 전하고 구역을 조직화했다. 서울을 크게 20개 지역으로 분할한 후 성도들에게 각 가정에서 이웃의 성도들과 예배를 드리게 했다. 또 당시 여건상 어려웠던 평신도 여성들을 구역장으로 임명해 구역을 활성화하자 교회발전에 결정적인 도움이 됐다. 곧이어 남자 성도들도 여성 구역의 성장에 도전을 받아 구역 모임을 시작하게 된다. 이는 점점 발전해 청소년, 아동 구역으로 발전했으며 현재 전국적으로 구역장 수만 3만2500여명에 달한다. 조 목사는 일단 그의 비전과 꿈이 스텝들의 동의를 얻어 설정되면 그 시행은 모두 각 위원회와 실무자들에게 위임한다. 그리고 시행과정에서 만약 스텝들이 실패를 하더라도 책임을 묻거나 꾸짖지 않고 신뢰를 보내고 독려한다. 그는 일찍이 세계적인 교회를 직접 가보고 목회자와 교회행정을 벤치마킹했으며 이를 자신의 교회에 적용하는데 망설이지 않았다. 그리고 방대해진 교회조직을 쇄신하기 위해 팀 조직에 해당하는 교구와 구역조직을 설계하고 조직하고 활성화시켰다. 조 목사가 도입한 구역조직의 성과는 관료제적 병폐를 막고 조직의 탄력을 높여 거대한 조직을 살아있는 ‘세포’로 만들어 민주적인 조직으로 재탄생시켰다는 점이다. 조직 이론측면에서 봐도 탁월한 경영수완이 아닐 수 없다. 그의 단순하고도 분명한 메시지, 희망을 주는 메시지 그리고 탁월한 경영마인드는 75만명을 넘어 온 세상의 변화를 유도하는 분명 강력하면서도 긍정적인 리더십으로 평가되고도 남음이 있다.(장재언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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