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왕국
2004.08.25 09:55
주의 - 피곤하거나 졸릴 때 이 글을 읽지 말 것.
때아닌 눈물을 흘릴 수 있음.
아프리카 초원
큰 나무 그늘 아래
포식을 끝낸 사자 가족이
함께 늘어져 있다.
물기 없는 바람이
코끝에 발라 논 침을
말리고 있다.
콧구멍으로 자꾸
졸음이 기어들어 온다.
대장인 숫놈 사자가
입을 찢어지게 벌리고
하-품
한다.
입이 얼굴보다 더 크다.
하-품
하는 소리가 들린다.
다른 사자가
귀를 쫑긋 파리를 털다
생각난 듯
하-품
하며 공기를 마신다.
사자가 눈을 감는다.
주) 이 글을 읽고 자연의 프로그램에 따라 하-품하고 눈물을 흘리더라도 인체에는 아무런 해가 없다. 세 번을 되풀이 읽어도 하-품이 나오지 않는다면, 당신은 호모 사피엔스로서 존엄을 지킨 것을 자랑스럽게 여겨도 된다. 다음 하-품할 때까지.
때아닌 눈물을 흘릴 수 있음.
아프리카 초원
큰 나무 그늘 아래
포식을 끝낸 사자 가족이
함께 늘어져 있다.
물기 없는 바람이
코끝에 발라 논 침을
말리고 있다.
콧구멍으로 자꾸
졸음이 기어들어 온다.
대장인 숫놈 사자가
입을 찢어지게 벌리고
하-품
한다.
입이 얼굴보다 더 크다.
하-품
하는 소리가 들린다.
다른 사자가
귀를 쫑긋 파리를 털다
생각난 듯
하-품
하며 공기를 마신다.
사자가 눈을 감는다.
주) 이 글을 읽고 자연의 프로그램에 따라 하-품하고 눈물을 흘리더라도 인체에는 아무런 해가 없다. 세 번을 되풀이 읽어도 하-품이 나오지 않는다면, 당신은 호모 사피엔스로서 존엄을 지킨 것을 자랑스럽게 여겨도 된다. 다음 하-품할 때까지.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99 | 비에 젖은 시 | 정문선 | 2006.07.28 | 328 |
98 | 위기의 문학, 어떻게 할 것인가 | 이승하 | 2005.02.14 | 329 |
97 | 김호길, 황인숙, 고시조, 김영수, 유안진 | 김동찬 | 2006.01.23 | 331 |
96 | 지워지지 않는 이름이고 싶다 | 오연희 | 2004.08.26 | 334 |
95 | 조각공원의 크리스마스(제 1 동화집) | 홍영순 | 2010.01.21 | 337 |
94 | 미역국을 끓이며 | 강학희 | 2006.02.03 | 337 |
93 | 새해의 축복을 비는 마음 | 조만연.조옥동 | 2005.01.06 | 338 |
92 | 예스 그리고 노우 | 이성열 | 2005.02.13 | 344 |
91 | 네 잎 클로버 | 정해정 | 2006.02.15 | 344 |
90 | 한국 순수 서정시의 꽃 | 박영호 | 2005.03.09 | 345 |
89 | 미미 | 박경숙 | 2005.06.23 | 346 |
88 | 땅끝에서 만나는 사랑, 그 행복한 고독 -곽재구 시인 | 한길수 | 2005.03.15 | 347 |
87 | 시집(詩集) 진열대 앞에 서면 - 전주호 | 그레이스 | 2004.07.30 | 352 |
86 | 미주 한인문학의 실상 | 박영호 | 2004.11.07 | 352 |
85 | 사막의 선인장 | 차신재 | 2014.10.01 | 355 |
84 | 5월에 피는 미스 김 라일락(Lilac) | 泌縡 | 2019.08.03 | 358 |
83 | 아호(雅號)에 대하여 | 김영교 | 2005.09.13 | 361 |
82 | 신발 속 세대차이 | 김동찬 | 2007.09.10 | 363 |
81 | 마종기의 시-어느날 문득 | 조만연.조옥동 | 2005.01.12 | 364 |
80 | 서울, 그 가고픈 곳 | 홍인숙(그레이스) | 2004.08.04 | 36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