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왕국

2004.08.25 09:55

김동찬 조회 수:88 추천:3

     주의 - 피곤하거나 졸릴 때 이 글을 읽지 말 것.
                      때아닌 눈물을 흘릴 수 있음.
아프리카 초원
큰 나무 그늘 아래
포식을 끝낸 사자 가족이
함께 늘어져 있다.
물기 없는 바람이
코끝에 발라 논 침을
말리고 있다.
콧구멍으로 자꾸
졸음이 기어들어 온다.
대장인 숫놈 사자가
입을 찢어지게 벌리고
하-품
한다.
입이 얼굴보다 더 크다.
하-품
하는 소리가 들린다.
다른 사자가
귀를 쫑긋 파리를 털다
생각난 듯
하-품
하며 공기를 마신다.
사자가 눈을 감는다.

주)  이 글을 읽고 자연의 프로그램에 따라 하-품하고 눈물을 흘리더라도 인체에는 아무런 해가 없다. 세 번을 되풀이 읽어도 하-품이 나오지 않는다면, 당신은 호모 사피엔스로서 존엄을 지킨 것을 자랑스럽게 여겨도 된다. 다음 하-품할 때까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 동물의 왕국 김동찬 2004.08.25 88
98 개똥벌레에게 김동찬 2004.08.25 71
97 비밀 김동찬 2004.08.25 89
96 김동찬 2004.08.25 38
95 재외 동포 문학의 가치에 대한 새로운 인식 박영호 2004.08.23 761
94 들풀 박영호 2005.01.08 137
93 Warner Springs Ranch 에서 정용진 2004.08.23 42
92 훈장(勳章) 정용진 2004.08.23 43
91 에메랄드 호수 조만연.조옥동 2004.08.22 170
90 일기 오연희 2004.08.22 47
89 어느 하루 조만연.조옥동 2004.08.22 36
88 미주 한인 시문학의 특색과 가치 박영호 2004.08.23 405
87 인터넷 유감 전지은 2004.08.25 98
86 '여성'에 대한 명상 이승하 2004.08.30 210
85 세계의 명 연설을 찾아서 이승하 2004.08.30 231
84 당신을 사랑합니다. 장광옥 2004.08.29 138
83 공원 묘지 장효정 2004.10.11 93
82 가을속으로 오연희 2004.08.23 26
81 젊은 장례식 오연희 2004.09.01 116
80 레돈도 비치에서 오연희 2004.08.21 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