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똥벌레에게

2004.08.25 09:54

김동찬 조회 수:71 추천:2

작은 몸짓 하나하나가
세상의 빛이 되었던 너를 그린다.

그렇게 별처럼 초롱초롱
말하지 않고
말할 수 있다면 좋으련만
이제 그런 방식의 사랑은
천연기념물이 되었다.

네가 사라진 들판은
피비린내만이 흐르고 있다.
사람들은 그럴듯한 이름의 가면을 쓰고
종교를 말하면서 테러를 하고,
정의를 말하면서 전쟁을 한다.

목숨이 우수수 지는 가을의 길목에 서서
오래 전 여름밤에
수줍게 반짝이던 네 이름을 생각한다.



벌레

오늘에서야 알겠다.
왜 네가
휘황찬란하게 번쩍이던
종교, 이념, 민족, 사상, 문화, 예술....이 아닌가를,
사랑이 아닌가를,
시가 아닌가를.

정작
개,
똥,
벌레만도 못한
우리들을 피해
무주 구천동 어디엔가에
숨어 지낸다는 네가
부끄럽게도
부끄럽게도
그리웁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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