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門.2

2005.02.25 08:17

강학희 조회 수:11

문門.2 / 강학희
      -비움, 그 물음에 대하여

겨울비에
꼼짝도 않는 대문大門
문틀을 떼어보니

놀라워라!
속을 텅 비워내고
겨우 틀만 남았다  

미련도 어찌 이리 지극할꼬  
속도 없는 나무 할배
끼고 먹인 허리 휜 길손*
방금 지은 이밥처럼 통통하다

십 수년 삐꺽삐꺽  
관절 공양도 모자랐던가
연한 살점 다 뜯어 주고
훨훨 먼지로 돌아간다

부처님 가운데 토막 같은
목불木佛의 풍장風葬
옹이사리만 여남은 개
대문大問에 끼어있다

썩을 육신 어찌 보시할꼬?


*흰개미, 나무를 먹는 터마이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119 백선영 2005.02.21 11
10118 Indian Hill 천일칠 2005.02.22 24
10117 사이 윤석훈 2005.02.23 32
10116 아버지 윤석훈 2005.02.25 21
10115 번개와 적막 강학희 2005.02.25 19
10114 문門.1 강학희 2005.02.25 12
» 문門.2 강학희 2005.02.25 11
10112 당신은 권태성 2005.02.25 5
10111 화신(花信) 정용진 2005.02.26 6
10110 모래시계 윤석훈 2005.02.26 47
10109 풍경 / 종파 이기윤 이기윤 2005.02.26 15
10108 꽃 / 종파 이기윤 이기윤 2005.02.27 15
10107 향수(1) / 종파 이기윤 이기윤 2005.02.27 51
10106 무지개 / 종파 이기윤 이기윤 2005.02.27 25
10105 꽃잎의 항변 천일칠 2005.02.28 49
10104 純 情 / 종파 이기윤 이기윤 2005.03.01 55
10103 세월(1) / 종파 이기윤 이기윤 2005.03.01 77
10102 광주에 가다 오연희 2005.03.02 151
10101 부석사 무량수전 김동찬 2005.03.03 74
10100 창세기 오연희 2005.03.03 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