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 레드
2005.10.21 07:30
출근전 한바탕 전쟁을 벌였다
푸른 컵에 담겼던 흰 우유는
식탁위에 쓰러져 피 다 흘리고
막 구워낸 포송한 펜 케익
않 먹겠다는 막내의 선포에 서늘히 식고
막내, 너 이리와 봐!
문이 꽝 닫히고
울음소리, 나를 찾는 소리
그만 좀 해 다들!
식탁자리가 다시 배정되었다
막내 앞에 첫째
첫째 옆에 나
내 앞에 남편
남편 옆에 어머니
마주보며 싸우던 어린 얼굴들
갈라놓기 작전으로 다시 혼쭐을 내고
엊저녁 수요성경공부 주제였던
'내 중심에서 벗어나기'
다짐이 하룻밤새 여지없이 폭격당하는 아침
출근길 앞서 달리는 차 뒷바퀴에
자꾸만 치이는 다스리지 못한 마음,
햇살 따스히 내려와 주검을 치우고있다
그래도 다행이야
팔순 노인, 착한 어머니는 지금 출장 중이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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