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도 별처럼 바다에 빠진다

2003.07.24 09:53

길버트 한 조회 수:945 추천:94

하나 둘 별들이 스스로 바다에 빠져 가는 밤
여름바다는 잠들지 못하고 하얗게 뒤척일 때
들판에 고랑 매듯 오늘의 별들이 파도가 된다
바다는 말없이 그대의 눈에 들어가 일렁이며
금방이라도 뚝뚝 눈물을 흘러내릴 것만 같다
외로움이란 함께 있어도 끝없는 목마름이라고
하늘에 걸린 별들은 밤새도록 바다만 바라본다
지나는 자동차의 불빛들이 발끝에 내리비추고
바위 언저리에 부서져 내리며 얼굴을 덮는다
가까이 있는 그대를 간절하게 포옹하고 싶다고
다가가지 못한 바다에서 더 큰소리가 들린다

바다가 손을 들어 하나 둘 별들을 따는 밤
하늘도 바다라고 살을 맞대고 어둠을 풀어서
짙푸른 향기로 옷을 벗어 가슴에 내려앉는다
별 하나가 말없이 눈동자에 머물러 떠다니면
외로움도 별처럼 하늘에서 바다를 볼 것이다
소중한 만남을 곱게 간직할 수 있는 마음으로
애절한 그리움의 바위가 모래로 닳아버리는 날
바다에 닿지 않는 별은 별들대로 그냥 놓아둔다
슬픔도 지나버리고 나면 사랑하는 마음이었다고
바다처럼 끊임없이 그대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남은 별들이 바다에 누우려고 서럽게 반짝인다



회원:
0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0
어제:
1
전체:
93,5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