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붕어
2004.05.05 10:00
어두운 삶의 속살
단단히 묶어놓고
성스러운 참붕어와
입맞춰 동거를 한다
투명한 지느러미로
세상을 바라다보면
지난 시름을 잊는다
물 바람 부는 동안
참붕어를 닮았다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그녀는 내 비늘 한 개씩을 떼어냈다
참붕어가 사는 곳
물이끼가 달라붙은
내 비늘을 물고
등 줄그어진 하늘
강물위로 오른다
무표정하게 서있는
나무와 풀과 돌에게
보이는 것은 거짓붕어
비늘을 감추기 위해
서둘러 삼켜버렸다
그녀 배에서 내 비늘이 수영을 한다
기대하지 않는 내일
떠나가 버린 어제와
그제에 잃어버린 비늘은
수조(水藻) 속 기억들
인간이 인간들에게
던져주는 떡밥으로
한번의 마른 햇빛을
그리워 용두질치는
빛나는 오늘의 바늘에
비명을 걸어보고 싶은 나는
참붕어가 매달지 못한 비늘 물고기
단단히 묶어놓고
성스러운 참붕어와
입맞춰 동거를 한다
투명한 지느러미로
세상을 바라다보면
지난 시름을 잊는다
물 바람 부는 동안
참붕어를 닮았다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그녀는 내 비늘 한 개씩을 떼어냈다
참붕어가 사는 곳
물이끼가 달라붙은
내 비늘을 물고
등 줄그어진 하늘
강물위로 오른다
무표정하게 서있는
나무와 풀과 돌에게
보이는 것은 거짓붕어
비늘을 감추기 위해
서둘러 삼켜버렸다
그녀 배에서 내 비늘이 수영을 한다
기대하지 않는 내일
떠나가 버린 어제와
그제에 잃어버린 비늘은
수조(水藻) 속 기억들
인간이 인간들에게
던져주는 떡밥으로
한번의 마른 햇빛을
그리워 용두질치는
빛나는 오늘의 바늘에
비명을 걸어보고 싶은 나는
참붕어가 매달지 못한 비늘 물고기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10 | 사라진 배는 어디서 잠들까 | 한길수 | 2008.12.10 | 950 |
109 | 외로움도 별처럼 바다에 빠진다 | 길버트 한 | 2003.07.24 | 945 |
108 | 기쁨을 위한 깨달음의 성찰 -정호승론 | 한길수 | 2005.05.19 | 938 |
107 | 길 위에 서면 | 한길수 | 2008.07.28 | 922 |
106 | 구두 한 켤레 | 한길수 | 2009.07.06 | 921 |
105 | 기성세대 편입신고 | 한길수 | 2005.08.03 | 919 |
104 | 수련을 기르는 사내 | 한길수 | 2008.08.12 | 918 |
103 | 재미시인의 시 감상 | 길버트 한 | 2004.10.13 | 910 |
102 | 송신소 철탑이 있던 마을 | 한길수 | 2008.03.19 | 905 |
101 | 경동맥 해면정맥동루 | 한길수 | 2010.05.17 | 899 |
100 | 옹이 | 한길수 | 2009.10.29 | 899 |
99 | 정지용의 시세계 | 한길수 | 2006.03.16 | 891 |
98 | 김동리의 소설 <무녀도>를 읽고 | 길버트 한 | 2004.10.21 | 886 |
97 | 연못에 비친 인디언별 | 한길수 | 2005.08.25 | 866 |
96 | 달맞이꽃 | 한길수 | 2005.03.28 | 861 |
» | 참붕어 | 길버트 한 | 2004.05.05 | 856 |
94 | 인연 | 길버트 한 | 2002.11.14 | 853 |
93 | 나를 울린 한 편의 시--- 정지용 - '향수(鄕愁)' | 한길수 | 2010.05.18 | 852 |
92 | 만장(輓章) | 한길수 | 2009.05.29 | 847 |
91 | 준 글룸(June Gloom)* | 한길수 | 2009.12.30 | 84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