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도는 섬
2005.05.17 03:49
고요한 파문을 일으키기 전
지각변동과 이상기후들의 결합으로
몸 안에서 자라 섬으로 솟아오른다
미끈거리는 기억의 파도가 일고
컴컴한 어둠에다 덧칠하는 섬
심장에 닿아 물 연기 피어오르는
안 보이는 박동의 첫걸음이 무겁지만
성큼 앞으로 걸어간다, 걸어간다
흘러간 과거의 창문에 기대여
뒤로 돌아 그대에게 다가간 만큼
심장에다 혼란을 품고 산란하는 섬
기억들은 개화하는 봄처럼 터진다
수맥 찾아 돌 틈에 흩뿌려진 씨알
해발을 뚫을 때라야 육지와 섬이
적막을 깨고 바로 드러누울 수 있다
살아간다는 것은 결국 죽어 가는 것
외침의 바람이 잎새의 흔적을 찾아
수천 배수의 제곱으로 떠도는 위성
내 안의 지구는 우주에 떠있는 정신
반란을 꿈꾸는 땅은 언제나 외로운 섬
하나의 섬으로 남는다는 것을 안다
떠나는 이여 바람으로 만나지 않아도
세상에 우리는 하나의 뿌리였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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