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 서면

2008.07.28 09:06

한길수 조회 수:922 추천:128



변화는 쉬지 않고 날 따라다녔다
아니, 변화가 날 따라다니지 않고
빠르게 바뀌는 세상에 순응하기 위해
허겁지겁 쫓아 다녔는지도 모르겠다
태양에 갇혀 있는 멈추지 않는 시간
흐름이란 주변 사물을 집어 삼킨다
강한 생명력으로 버티는 카멜레온
현실에 적응하는 온전한 내 모습 같다
산과 강, 자가 발전된 내 톱니 의식
질곡의 생을 건너 여기 올 때까지
주변으로부터 쏟아지는 침묵의 눈총  
해발 사천피트가 그리 높아 보이지 않고
구름 낮은 산 올라 내려다보는 마을
인간의 시선을 뒤로한 채 시작의 떠남
나비가 되어 비상을 꿈꾸는 누에고치
겉옷 벗어 알몸으로 세상에 드러내는  
내 동공에 비친 움직임이 세상이다
존재하여 변화하는 지상의 생명들
사랑하고 사랑하며 평화가 머물길  
내일은 또 다른 변화가 기다리겠지만
주어진 길 따라 묵묵히 걸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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