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다퉈 불야성 만든 환상의 도시
라스베가스 사막여우 살던 곳에
파라미드와 스핑크스 세워지고
파리 아팰 타워와 자유 여신상
인간의 자정에는 어둠이 없다
어둠은 움직이는 그림자일 뿐
어디서 출발하든 별자리 찾듯
슬릿 머신 도는 메마른 오아시스
점점 헤어나지 못하는 미로의 늪

비상 꿈꾸며 유학 온 사람
견문 넓히려 여행나선 사람
노동의 대가로 받은 휴가 온 사람
떠난 사막여우를 조롱하던 이들
도박 늪 깊은 줄 모르고  
가진 것 다 잃고 혼미해진 정신  
머리 닿을 듯 천정 갓등 놓인
400마일 도시 하수도 암흑 부락
살아있으나 죽은 빈민촌 이들

제 그림자도 볼 수 없는 카지노  
핑크레이디 칵테일 잔 내미는
반라의 유혹은 사막여우 눈물
고대 화폐로 돌아간 칩 굴리며
덩실덩실 판 벌린 블랙잭 광대는
끝내 하수도 마을 벽에 붙이고  
죽은 조커의 영혼으로 사는 도시        
세계경제 침체에 여행객 줄어도
커지는 하수도와 늘어나는 빈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