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2
2009.06.23 05:48
골목에 세워진 대형 관광버스
누구를 기다리는지 몰랐지만
버스에 오르는 사람들을 봤다
일주일에 두 번 운행하는 곳은
환락의 라스베가스 카지노란다
사막의 오아시스 호텔마다
오색찬란한 레온으로 치장하고
웃는 전광판 네온이 손짓하는
세상 참 좋아져 버스가 공짜다
세상 인심 좋아 호텔이 공짜다
힘든 날들 허리 펴고 돌아보니
머리 허해진 최 할머니 모진 삶
굳게 내딛어 여기까지 왔는데
계단 오르기도 힘들어진 다리
어딜 나서는 것이 겁부터 나는
그 다리 사이로 낳은 자식들
찾아오지 않는 자식은 미워도
손자 재롱부리는 모습 보고 싶어
아들 집에 찬거리 사 나르던 날
늙으면 죽어야지 살아 뭐해 해도
더 오래살고 싶은 욕망 앞서는데
남편 손잡고 길눈 되어 함께하는
여행 가는 길이면 얼마나 좋을지
황홀한 영화 속 파라다이스 세상
정부에서 매달 주는 생활보조비
십분의 일 뚝 잘라 버스를 탔다
호기심 한번, 잃은 돈 찾아 두 번
춘몽의 잭팟 비웃는 슬럿머신
발 찍어대는 두 노인의 귀경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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