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이

2009.10.29 06:37

한길수 조회 수:899 추천:101



고국 방문 앞둔 팔순 노모는
첫날밤 지새우는 새색시 마음일지
늦은 밤까지 분주하기만 하다
아들과 며느리에게 줄 선물로
풍선 불 듯 부풀어진 가방
그만 주무시라고 말하려다 말고
가만히 잡아보는 두 손
뜬금없다 시며 보는 주름진 얼굴
메말라 우는 대지 같은 손등
차가운 감촉의 옹이 진 자리  
사막 거북이 목 내민 주름살결이
마디마다 다져진 흙탕길 맨 땅이다
곱던 손마디 옹이질 때까지
나는 젖병 문 가지와 잎이었겠지
가슴 퍽퍽해지는 그 옹이를 어떻게
뽀얀 처녀 살결로 만들 수 있을지
정말로, 정말로 알지 못하고 있다
내가 그 답 찾아 올 때까지
오래도록 곁에 계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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