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주신
2010.11.20 17:29
귀한 시집 <붉은 흉터가 있던 낙타의 생애처럼> 잘 읽었습니다. 얼마나 감사한지요. 시인의 곧고 질긴 육필 같은 시편들이 꿈틀거리는 시집 상재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한 시인의 앞길에 문운이 가득하길 기원드립니다.
길 위에 서면
한길수
변화는 쉬지 않고 날 따라 다녔다
아니, 변화가 날 따라다니지 않고
변화하는 세상에 순응하기 위해
먼저 변화 쫓아 다녔는지도 모르겠다
태양에 갇혀 있는 시간은 멈추지 않고
장소와 주변 사물을 변화시켜왔다
카멜레온의 강한 생명력만이 존재하는
현실에 적응하며 온전한 내가 되었다
산과 강, 자가 발전된 내 톱니 의식
질곡의 생을 건너 여기까지 왔노라고
이제 한곳에 정착하여 쉬고 싶다고
구름 낮은 산 올라 마을을 내려다본다
편안하게 앉아 신발 벗는다, 그리고
천천히 겉옷 벗어 알몸으로 잠을 청한다
나비가 되어 비상을 꿈꾸는 누에고치
움직였던 변화들의 내 껍질을 모아둔다
지상에 존재하여 변화하는 모든 생명들
사랑하고 사랑하며 내 안에 평화를 빈다
내일은 또 다른 변화가 기다리겠지만
주어진 길은 충실하게 걸어 갈 것이다
한길수 시집 <붉은 흉터가 있던 낙타의 생애처럼> 에서
길 위에 서면
한길수
변화는 쉬지 않고 날 따라 다녔다
아니, 변화가 날 따라다니지 않고
변화하는 세상에 순응하기 위해
먼저 변화 쫓아 다녔는지도 모르겠다
태양에 갇혀 있는 시간은 멈추지 않고
장소와 주변 사물을 변화시켜왔다
카멜레온의 강한 생명력만이 존재하는
현실에 적응하며 온전한 내가 되었다
산과 강, 자가 발전된 내 톱니 의식
질곡의 생을 건너 여기까지 왔노라고
이제 한곳에 정착하여 쉬고 싶다고
구름 낮은 산 올라 마을을 내려다본다
편안하게 앉아 신발 벗는다, 그리고
천천히 겉옷 벗어 알몸으로 잠을 청한다
나비가 되어 비상을 꿈꾸는 누에고치
움직였던 변화들의 내 껍질을 모아둔다
지상에 존재하여 변화하는 모든 생명들
사랑하고 사랑하며 내 안에 평화를 빈다
내일은 또 다른 변화가 기다리겠지만
주어진 길은 충실하게 걸어 갈 것이다
한길수 시집 <붉은 흉터가 있던 낙타의 생애처럼> 에서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677 | 출성탄 그리고 새해 인사드립니다 | 박영숙영 | 2010.12.23 | 340 |
676 | 안녕하세요 | 송연진 | 2008.08.15 | 338 |
675 | 즐거운 추석 되십시오 | 정정인 | 2008.09.12 | 337 |
674 | [동포의 창] 수레바퀴 / 한길수 | 이기윤 | 2007.08.04 | 336 |
673 | 소식 | 유희주 | 2007.02.14 | 336 |
672 | 아는사이 | Windy | 2008.11.02 | 334 |
671 | 병문안 | 로사 | 2007.05.03 | 334 |
» | 보내주신 | 윤석훈 | 2010.11.20 | 333 |
669 | 삶에 감동 느낀 참새 | 종파 | 2010.08.23 | 333 |
668 | 길수후배님 | 혜 | 2008.05.26 | 333 |
667 | 聖誕과 新年을 祝福~!!! | 이기윤 | 2010.12.23 | 332 |
666 | 드디어 통과. | 함기순 | 2010.06.14 | 332 |
665 | 외로운성인들만의!!쉼터 | 보자넷 | 2019.10.11 | 329 |
664 | 문제가 생겼어요. | 오연희 | 2006.08.07 | 329 |
663 |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 문인귀 | 2006.12.25 | 328 |
662 | 잘 지내시죠 | 복 영 미 | 2008.03.24 | 327 |
661 | 새해에는 | Rosa | 2007.01.14 | 326 |
660 | 예쁜 액자 | 세라 | 2006.10.05 | 326 |
659 | 새 학기 | 복 영 미 | 2007.03.14 | 325 |
658 | 별 일 없지? | 나마스테 | 2007.01.19 | 3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