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내 바코드를 읽고 있다 -변종태

2011.06.13 07:46

한길수 조회 수:364 추천:14



비가 내리는 시외버스터미널 앞. 비가 내린다 영업용 택시들이 온몸을 적신 채 기다란 그리움을 흘리고 있다. 저 축축한 그리움들, 야생마처럼 말굽을 푸르릉거린다. 목 놓아 달리던 푸른 들판, 때로 붉은 신호등에 발목이 붙들려 안달하던 그리움, 속도 무제한의 질주를 그리는 저 그리움의 정체는 무얼까. 비가 내린다. 노오란 비옷을 입은 그리움, 터미널 앞의 그리움을 녹이고 있다. 그렇게 내 욕망은 나이를 먹어가고, 룸미러에 비친 얼굴, 이마에 바코드가 선명하다. 누군가 내 이마의 바코드를 읽고 있다. 하루가, 한 주가, 한 달이, 일 년이, 내 생生이 서서히 저물어간다. 횡단보도 건너편 스치듯 지나는 낯선 그림자. 그림자의 윗도리가 없다. 제주 출생 1990년부터 《다층 》으로 작품활동 시작 제주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 수료 현, 제주문인협회 회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귤림문학동인 시집 『멕시코 행 열차는 어디서 타지 』『니체와 함께 간 선술집에서 』 『미친 닭을 위한 변명 』 논문 『미당 서정주의 초기시 연구-화자,화제,초점을 중심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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