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장동 불립문자 -조연향

2011.08.03 09:58

한길수 조회 수:393 추천:15



저 지평선의 입술 사이 검은 발굽들이 지나간다 서늘하게 말방울소리 울리며 마장동에 소를 부려놓고 간다 빈 트럭의 적막한 짐칸에는 소리 없는 울음이 철렁대고 잘 정렬된 쇠스랑의 혀를 부딪는 저 죽음 뒤의 기호 낯선 골목 속으로 부려진, 이 저녁의 유언을 기록할 선지피의 노을 속으로 새갈퀴들이 흐릿해져 간다 가고 있다 나뭇잎도 바람을 풀무질하듯이 회오리를 치더라도 끝내 침묵하는 사라지는 저 몸의 소리들 검은 문자를 찍으며 지평선을 넘어가고 있다 경북 영천 출생 1994년 <경남신문< 신춘문예, 2000년 《시와시학 》등단 경희대 국문과 박사과정 수료 시집 『제 1초소 새들 날아가다 』『오목눈숲새 이야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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