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을 지우려다
2009.11.22 15:10
걸어온 발자국을 지우려다
그만두기로 했다
삐뚤빼뚤 남겨진 흔적 또한
예까지 걸어오며
거쳐야 했던
실수와 먼지투성이의 모습
발자국을 지우려고
칼날을 휘둘렀는데
나무를 베기보다는
내 마음을 베고 말았다
슬픔 가득한 붉은 핏방울이
뚜욱뚝 떨어지는 동백꽃처럼
순식간에 태우고 마는 불꽃처럼
흔적을 지우려다
상처만 덧내고 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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