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에서 길을 묻는다
2009.11.22 15:11
관심 없는 눈빛 받으며
오천년 세월
해마다 들꽃은 피고 또 지고
험한 풍랑 탓이라고
너무 깊은 물살 탓이라고
동과 서로 마주 보며 선
고독한 독백 위로
다케시마의 죽창이
내리꽂히고 있었다.
힘없는 괭이갈매기의 날갯짓에
울컥울컥 뜨거움은 솟구쳐
귀 닿도록 파도 소리로
철썩이고 있을 뿐
한 생애
착한 목숨들의 생활터로 남아
환히 푸른 심줄 드러내며
영혼으로까지 불을 밝힌 이름들 앞에서
바다 위에서 길을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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