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탄강에서 공후인을 듣다 /이승하 시인
2007.09.14 05:56
나 반드시 썩을 것이니
네 몸 또한 반드시 썩을 것이니
생애 단 한번만이라도
네 몸을 보고 싶었다 온몸을
샅샅이 샅샅이 탐하고 싶었다
노래를 마친 여편네야
너까지 왜 강물에 몸 던진 것이냐
내가 사랑했었는데 너를
내 갖고 싶었는데 네 몸을
폭풍우의 밤길을 헤치고 가거나
눈보라 휘몰아치는 거리를 헤매다 가거나
온몸으로 확인할 수 있다면
돌아오는 길에 벼락에 맞아 죽어버린들
교통사고로 즉사해버린들
암, 미소 띤 얼굴로 죽어갈 것이다
그 밤을 못 넘기고 싸늘히 시체 되어도
사랑을 이루었다면 기쁨에 겨워
황천길도 춤추며 갈 수 있을 것이다
암, 빛처럼 웃으며 갈 수 있을 것이다
노래 부르다 밤을 만든 조물주여
한여름 밤의 앙가슴을 찢어발기는
천둥과 벼락으로 나를 축복하라
단 한 번 그 사랑을 이루기 위하여
나는 살아왔고 지금 살아 있다
살아 숨쉬고 있기에 만월을 향해
뜨겁게 딴딴하게 발기하고 싶었다
네 몸 끝내 한 번도 어루만지지 못했는데
너는 벽제 화장터에서 한 줌
뼛가루가 되고 말았다
한탄강에다 너를 뿌렸다
가루는 금방 가라앉았다
원했던 것이 이루어지지 않는 세상
이 세상에 너는 없고
미치고 싶도록 사랑한
내 오래 숨겨두었던 사람……
그대 입술과 가슴,
아, 머리카락 냄새까지도 사랑하였다
딱 한 번만이라도 갖고 싶었다……
내 이 머리 누구처럼 하얗게 새기 전에
(원문출처 : '이승하시인의 작품 : 한탄강에서 공후인을 듣다' - 문학의 즐거움)
네 몸 또한 반드시 썩을 것이니
생애 단 한번만이라도
네 몸을 보고 싶었다 온몸을
샅샅이 샅샅이 탐하고 싶었다
노래를 마친 여편네야
너까지 왜 강물에 몸 던진 것이냐
내가 사랑했었는데 너를
내 갖고 싶었는데 네 몸을
폭풍우의 밤길을 헤치고 가거나
눈보라 휘몰아치는 거리를 헤매다 가거나
온몸으로 확인할 수 있다면
돌아오는 길에 벼락에 맞아 죽어버린들
교통사고로 즉사해버린들
암, 미소 띤 얼굴로 죽어갈 것이다
그 밤을 못 넘기고 싸늘히 시체 되어도
사랑을 이루었다면 기쁨에 겨워
황천길도 춤추며 갈 수 있을 것이다
암, 빛처럼 웃으며 갈 수 있을 것이다
노래 부르다 밤을 만든 조물주여
한여름 밤의 앙가슴을 찢어발기는
천둥과 벼락으로 나를 축복하라
단 한 번 그 사랑을 이루기 위하여
나는 살아왔고 지금 살아 있다
살아 숨쉬고 있기에 만월을 향해
뜨겁게 딴딴하게 발기하고 싶었다
네 몸 끝내 한 번도 어루만지지 못했는데
너는 벽제 화장터에서 한 줌
뼛가루가 되고 말았다
한탄강에다 너를 뿌렸다
가루는 금방 가라앉았다
원했던 것이 이루어지지 않는 세상
이 세상에 너는 없고
미치고 싶도록 사랑한
내 오래 숨겨두었던 사람……
그대 입술과 가슴,
아, 머리카락 냄새까지도 사랑하였다
딱 한 번만이라도 갖고 싶었다……
내 이 머리 누구처럼 하얗게 새기 전에
(원문출처 : '이승하시인의 작품 : 한탄강에서 공후인을 듣다' - 문학의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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