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가의 날개

2003.12.08 03:18

김영교 조회 수:937 추천:202

"호흡이 있는 자마다 여호와를 찬양 할 찌어다. 기쁨으로 여호와를 섬기며 노래하면서 그 앞에 나갈 찌어다. 여호와가 우리 하나님이신 줄 너희는 알 찌어다. 그는 우리를 지으신 자 시요, 우리는 감사함으로 그 이름을 송축 할 찌어다. Come before Him with joyful songs and thanksgiving!" 한인 기독 합창단에 관심을 두고 뒤에서 후원이사 멤버로 봉사한지 여러 해가 되었다. 그동안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많은 성장을 해온 것은 오로지 은혜일 따름이다. 그때는 백경환 지휘자께서 전도사 이셨는데 지금은 목사님이 되신 것도 좋은 변화중의 하나이다. 1984년에 창단 된 이 기독합창단은 지금은 20세의 건장한 청년이 되었다. 16명의 이사진과 100여명의 합창단원과 30여명의 오케스트라가 늘 연결 되어있고 매주 월요일마다 성산 교회에서 모여 2-3시간 연습을 하고 6월과 11월의 일년에 2회에 걸쳐 정기 연주 공연을 무대에 올려 놓고 있다. 이 합창단의 특징은 남다른 열정과 기도, 그리고 가슴으로 하는 연습을 통하여 지휘자의 지휘를 민첩하게 파악하여 잘 따르는 점이다. 두세사람 모이면 기도하고 흩어지면 전도하고 만나면 노래하는 노래사랑, 예수 사랑 단체이다. 이 모임에는 섬김이 있고 진실이 있고 눈물이 있다. 먼저 내가 없어지고 너가 있을 때의 홀연 일체감과 연습 때 마다 심혈을 함께 기울려 가슴이 화합된 화음지향을 추구하며 약속된 제 시간에 연습을 시작한다. 합창을 총지휘하는 자는 성령 님이신 것을 우리 모두는 너무도 잘 알고 있다. 92년 12월 26일 모스크바의 차이코프스키 홀에서 기독합창단의 메시아 전곡 연주는 역사적인 대 행사였다. 붉은 사상으로 얼어붙은 모스크바의 하늘을 천사의 목소리로 녹여 놓았다. 과연 음악은 위대하였다. 그 후 메시아 전곡 연주가 두어 번 더 있었고 매 번 느끼는 감동은 늘 새롭고 감격적 이였다. 명 성가곡 CD 1집과 2집을, 또 메시아, 천지창조 등 찬송가 편곡 성가집이 Tape로만도 7번 출반 된 것만 보아도 업적이 눈부시고 활발하다. 모두 성령님의 도우심으로 가능했음을 밝힌다. LA에 있는 Music Center의 Dorothy Chandler Pavilion 에서의 새 천년 맞이 대 음악제(New Millenium Concert)가 열려 또 다른 역사의 장을 장식했다. 카마 여성 합창단, 배재 코랄, 기독 합창단으로 구성된 연합 합창단 200명의 팀웍, 그리고 100여명의 LA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우리를 위하여 존재하듯 Beethoven의 Symphony 9번 합창 교향곡의 아름다운 선율을 명주실 뽑듯 곱게 그리고 힘차게 함께 뽑아 숨막히는 감격을 안겨주는 연주를 하였다. 아름다운 곡이라고 백인들도 감격하여 감동을 불러일으킨 한국 가곡 "그리운 금강산"과 Verdi의 <라 트라비아타>의 '아 그이였던가' 등 환상적이면서도 정감 있는 레파토리를 선보이면서 소프라노 황혜경씨는 세련된 음색과 스테이지 메너로 청중을 사로잡는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백경환 지휘자는 작은 거인이었다. 영혼의 손가락이 지휘봉을 들고 온 몸이 하나로 움직이는 유연함속으로 빨려들어갔다. 악기를 다루는 외국 음악인들도 언어와 인종의 벽을 뛰어 넘어 예술적 차원으로 우리를 끌어 드렸다. 악보 안에서의 제한된 경계를 초월하여 예술적 높은 경지로 자유롭게 흘러 다니며,음악의 요정들은 관객을 감동의 도가니 속으로 몰아가기 시작하였다. 3천명이나 되는 관객이 하나가 되어 한줄기 강한 물줄기로 우리들의 느낌은 모아져 흘러 조용히 퍼져갔다. 극치는 혼신을 쏟아 부어 몰입한 백경환지휘자가 안익태 작곡인 <한국 환상곡>을 연주할 때 였다. 우리 고유의 악기 소리를 섞어 한 반도 위에는 삶의 사계절이 펼쳐지고 있었다. 전쟁과 수난의 회오리 바람이 불어닥치는 때도 있고 봄날 같은 태평성대의 잔잔한 흐름과 절제된 속도의 하모니 속에 되풀이되는 평화와 자유의 메시지가 애국가의 날개에 업혀 날개 짓을 하면서 날아 오르기 시작하였다. 우리 모두의 마음은 뜨거워지면서 감격의 숨소리 마저 안으로 안으로 조심스레 저며 넣었다. 옆으로 번져 어느틈에 확산되어 실내는 큰 감동에 김서린 거대한 도가니가 되어 끓어 오르고 있었다. 누르면 누룰 수록 가슴 저 밑바닥서 부터 복받쳐 솟아오르던 그 뜨거움의 정체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어깨를 들먹이게 만든 눈물의 그 본체는 무엇이었을까. 고향을 떠나온 그리움도 있었을 터이고 힘든 이민살이 외로움일수 도 있었을 것이다. 확실히 주체할 수 없었던 뜨거움이었다. 아. 그것은 분명 보다 높고 더 깊은 경지의 혼의 부르짖음이었다. 뿌리의 근원을 일깨워 주는 일체감, 나라 사랑, 바로 <애국심>이였다. 기립 박수(Standing Ovation)를 받을 만 하였다. 감격의 극치였다. 얼얼하도록 박수를 친 것은 두 손바닥뿐만 아니었다. 깊숙한 곳에 냉담하게 돌아앉았던 마음들이 일제히 박수를 친 것이다. 어디 그 뿐인가. 영혼의 힘찬 울림이 메말랐던 들판을 달려 숲을 지나 산정을 휘돌아 하늘을 향해 끓어올랐다. 고조된 영혼들이 일제히 갈채를 보낸 것이었다. 눈물이 솟구치며 나도 모르게 옆의 사람과 뜨겁게 손을 꼭 잡았다. 계속되는 박수소리 넘어 또 다시 파도쳐 온 감동은 박수답례로 나온 작은 거인 지휘자가 앙코르곡을 연주하면서였다. 애국가가 나오는 테마 뮤직이었다. 애국가가 나오는 소절에서 관객인 우리를 향하여 지휘자는 돌아섰다. 우리 모두는 오랜 세월 타국에서 잠재웠던 혼을 일깨워 큰 소리로 가슴을 열고 애국가를 합창하였다. 한 민족 사랑, 동포애로 치 닫는 조국애 였다. 보이지 않았지만 우리는 서로 부둥켜안고 둥실 둥실 엉켜 딩굴고 있었다. 감격의 눈물을 끊임없이 솟게 한 밤이 었다. 이러한 마음이면 통일로 일사천리 달려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카마 여성 합창단, 배재 코랄, 그리고 본 기독합창단의 적극적인 참여가 씨줄 날줄로 짜고 엮으며 갈채를 받을 만큼 아름다운 애국가의 날개 옷을 아름답게 직조 완성하였다. 장하고 감격적인 거사였다. 새 천년 대 음악제며 이민 백주년 기념음악회를 성공적으로 이끈 백경환 지휘자는 과연 지휘의 대가다웠다. 그리고 안익태씨는 위대한 작곡가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에게 그런 영감을 준 창조주는 더욱 위대한 작곡가임을 깨닫게 되었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애국가의 날개는 우리의 혼을 높이높이 날아 오르게 하였다. 힘들고 어려운 일상에 짓눌린 무게를 털어버리고 우리 모두는 새가 되어 용서와 화해의 새 하늘과 새 천년을 날아 오르게 하였다.자유로 가는 그 생명의 길을 날아 오르고 또 날아 오를 것이다. 다가 올 또 다른 100년, 계속되는 후손들의 자유로운 비상을 생각만 해도 가슴이 마구 설레인다. 이민의 외로운 바다를 건너 지치고 춥고 허기진 우리들의 오늘은 다음 세대를 위한 길 다지기의 연습장이 아니던가! 수 천만개의 밤하늘 별들의 반짝임이 박수소리로 쏟아지고 있었다. 오래 오래 기억에 남을 참으로 아름다운 밤이었다. 2003년 6원 12일 뮤직 센터에서 열린 이민 100주년 기념 대음악제와 2003년 11월 9일 LA Convention Center에서 장대하게 열린 미주 한인 교회 창립 100주년 감사대축제는 (연합합창대원수만 2천명) <하나로, 세계로, 미래로>에 주제를 건 의미깊은 행사였다. 백경환 지휘자의 <한국환상곡>이 두 행사에 하이라이트였음은 당연하였다. 이곳 교포들의 뜨거운 참여도와 그 반응 또한 크고 열성적이었던 역사적 큰 이벤트를 창조주께 영광을 올려드리며 교포사회 상호 화합가운데 잘 치룬것은 보면 이민의 역사가 성숙기 단계에 들어갔다는 낙관적 전망이 이민 1세 우리 모두의 마음을 밝게 해줌을 부기해두고 싶다. 김영교 시인 3.1 여성동지회 이사 크리스챤 헤랄드 김영교 칼럼 : 칼럼이스트 시집: "우슬초 찬가(讚歌)"외 다수 "소리 지르는 돌" 수필집 외 다수 가산 문학상, 해외 문학상 이화문학상, 노산문학상 수상(2010)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10 Re..벗 하나 얻고보니 김영교 2003.11.21 838
609 어떤 그림 한 장 김영교 2003.11.28 498
608 하나로, 세계로, 미래로 김영교 2003.12.01 830
607 눈 내리는 연하장 김영교 2003.12.01 561
606 솔잎물방울 김영교 2003.12.01 531
605 사진 2장 김영교 2003.12.05 474
» 애국가의 날개 김영교 2003.12.08 937
603 꽃길 김영교 2003.12.16 892
602 바람자락 김영교 2003.12.16 624
601 해변에서 김영교 2004.01.01 709
600 감 초 김영교 2004.01.09 499
599 개인구좌 김영교 2004.01.09 464
598 단독 회견 김영교 2004.01.09 451
597 바다를 거기에 두고 김영교 2004.01.09 755
596 쉼터 김영교 2004.01.10 507
595 편지 김영교 2004.01.14 402
594 유리벽 저편 김영교 2004.01.14 436
593 바람의 얼굴 김영교 2004.01.21 627
592 보이지 않는 산 김영교 2004.01.25 600
591 바람일가 김영교 2004.02.02 449

회원:
1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11
어제:
4
전체:
647,9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