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창

2004.06.22 10:42

김영교 조회 수:547 추천:82

음악의 창에서 내다 보면
쉼의 숲이 한 눈에 들어온다

일상의 나무가지 스치는 바람소리
짧고 긴 여운으로 울리고
선률의 상록수 울창한 가슴은
짙은 그늘을 누린다

가파른 언덕을 돌아 튕겨오르는
삶의 악보따라
푸른 동작들이 강약의 사다리를 오르내린다

어깨부터 녹아나는 긴장
경쾌한 신발을 신고 힘있게
담을 넘어 그 깊고 공명한 호흡결로 나아가
후미진 곳까지 스며들어
시린 가슴을 돌며
영혼의 오솔길마져 데핀다

지휘자의 폈다 접는 손 끝
그 절묘의 순간마다 뽑아 올려지는 화음의 행렬
눅눅한 지하실에서 하늘로 뻗는
완벽한 자리바꿈

창 저편 세상은 소란한데
크나큰 밤을 안고 들어와
내 옆에 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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