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밤이 소리내어 / 김영교
2011.10.18 23:53
달밤이 소리내어 / 김영교 3-15-2020 - 기도의 날 선포
길게 누워
잠들어 있던
적막
기지게 켠다
정지된 시간들이 깨어난다
포복한 침묵이 눈 뜨는 소리
철썩 터질듯 둥근 파도
섬에 오른다
헹굼의 반복이 씻김을 내려
잡힐 듯
환함에 일렁이는 물빛 살결
포말 쏟아 부으면
열리는 절정의
앙 다물었던 겁(劫)의 입술
검고 단단한 흑진주 이빨들
밤바다 씹고 깨물고 핥아
반질거리는 언어
흘러
충천(衝天)
내 가슴 해안선에
달밤이 소리내어 읊는다
-남해 거제도 학동 몽돌 바닷가에서-
(퇴 사민방 12월 5일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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