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학 / 김영교
2015.04.09 17:47
종이학 / 김영교
곱게 곱게 접으면
사랑하는 마음
한 마리 학이 된다
모질게 보고픈 마음
간절히 접으면
살아나는 새의 날개근육
또 새가 된다
머리에서 몸체
날개에서 꼬리 끝까지
그리움 촘촘 담아
접고 또 접어 날이 저물도록
나를 건너
하늘을 날아올라
떼 지어 날아올라
걸어서는 갈 수 없는 너에게
답답한 세상 그 무엇 보다도
날고 싶고
어떤 날개 짓도 할 수 없어
울고 싶고
이 모든 마음 고스란히 품고
날개 돋힌 천 마리는
손 안에서 저 높은 하늘 한가운데로
날아 올라가
보고 싶다고
목소리 듣고 싶다고
울부짖는다
노을 고운 석양에, 노을 고운 석양에
-큰오라버니께 드립니다-
4/22/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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