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아주는 손 / 영락

2009.02.04 12:47

김영교 조회 수:785 추천:106

잡아 주는 손 우리 인간은 눈이 있어도 잘 보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잘 듣지 못하는 어린아이입니다. 교통이 복잡한 네거리에서만 아이는 잡아줄 손이 필요한 게 아닙니다. 하고많은 삶의 길거리엔 가로등이 없어 위태로웠습니다. 저는 가로등도 필요하고 손도 필요한 아이였습니다. 광야에서 밤을 만나고 방향을 몰라 헤매일 때 허기지고 추워 떨 때 기댈 등이 필요했고 체온이 필요했습니다. 놀랍게도 예측하지 못한 암이란 광야를 만났습니다. 그것도 두번 씩이나. 외롬의 허허벌판, 고통의 광야에서 넘어진 나를 일으켜 세워 줄, 다가와 먼지 털며 등 다둑여 주는 손, 희망의 두 손은 시린 목을 데펴주는 목도리가 되었습니다. 내 딛는 발걸음에 힘이 실어지고 세상은 환하게 반겨줍니다. 기다리고 있습니다. 언젠가 나도 내밀어 잡아주는 손이 되고픈 소망 하나 품고 이렇게 기다림에 있습니다. 2009 /1/영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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