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돈도 비치(Redondo Beach)에서 - 김영교

 

집 근처에 있는 아름다운 리돈도 비치는

태평양 바다를 품고 너그럽게 넘실댄다

 

걸친 내 옷이 거추장스러울 때면

그 해변에 간다

 

알몸으로 밀고 오는 너를 만나는 일

유쾌하다, 대하기조차 부끄러울 때도 있다

 

목 주위 뻣뻣한 스트레스

눈치 채고 풀어주는 너는 참으로 기특하구나

칭칭 감기는 욕심 섬을 돌아

불빛 황홀한 항구의 밤에게 손 흔들어 주고 

이렇게 가볍게 달려오는 너

부럽구나!

 

걱정 무게에 짓눌린

자유롭지 못한 나를

측은 한 듯 내려다보는 물새들

 

아 구멍난 편안한 운동화처럼

얼마나 닳아야 하나, 나는

해변에 오면 영혼 밑창까지 바람 먹고 서있다

그런 나를 내려다 보는 노을 고운 서쪽 하늘

 

훌훌 내려놓고 물살 따라 한 번이라도 출렁여 보았느냐 바다는

나를 철썩이고 있다.

2017 1/29 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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