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2004.10.15 14:24
나는 분명 보았다
나무가 보내는 편지를
여름 내 푸르게 써서
스산한 가을이 뜨겁게 받아보게
대지앞으로 보내는 편지를
그 편지는
붉은 함성의 우표를 달고
풀러턴을 속달로 가고 있었다
뒷산 등산로 주변
선인장 군단을 빠져나와
동네어귀 포도넝쿨을 열 올려놓고
누렇게 드러누운 산비탈
빠른 걸음으로 내려가며
10월이 메고가는 편지 꾸러미
우체통이 입을 닫고 있어
가로수에 기어올라가는 것을
목격한 오후
난 확실히 알았다
이달 하순에는
읽고 버린 편지가
땅을 덥고
버석거리는 신음은
못다 읽힌 서러움임을
그리고
내 시린 가슴을 덥는
울긋불긋 월동 이불임을.
나무가 보내는 편지를
여름 내 푸르게 써서
스산한 가을이 뜨겁게 받아보게
대지앞으로 보내는 편지를
그 편지는
붉은 함성의 우표를 달고
풀러턴을 속달로 가고 있었다
뒷산 등산로 주변
선인장 군단을 빠져나와
동네어귀 포도넝쿨을 열 올려놓고
누렇게 드러누운 산비탈
빠른 걸음으로 내려가며
10월이 메고가는 편지 꾸러미
우체통이 입을 닫고 있어
가로수에 기어올라가는 것을
목격한 오후
난 확실히 알았다
이달 하순에는
읽고 버린 편지가
땅을 덥고
버석거리는 신음은
못다 읽힌 서러움임을
그리고
내 시린 가슴을 덥는
울긋불긋 월동 이불임을.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 단풍 | 김영교 | 2004.10.15 | 528 |
569 | 낙엽 | 김영교 | 2004.10.25 | 493 |
568 | 옆에서 | 김영교 | 2004.10.26 | 469 |
567 | 부치지 않은 편지 | 김영교 | 2004.10.28 | 562 |
566 | 산굼부리 | 김영교 | 2004.11.05 | 415 |
565 | 가을이면 생각나는 얼굴 | 김영교 | 2004.11.09 | 369 |
564 | 지금 그 길은/이재범목사 영전에 | 김영교 | 2004.11.11 | 618 |
563 | Greetings from Ko family | 김영교 | 2004.11.15 | 596 |
562 | 만남의 깃발 | 김영교 | 2004.11.18 | 418 |
561 | 해녀들의 숨비소리 | 김영교 | 2004.11.27 | 551 |
560 | 겨울 별자리 | 김영교 | 2004.11.29 | 407 |
559 | 쌈밥 | 김영교 | 2004.12.09 | 480 |
558 | 먼지 | 김영교 | 2004.12.10 | 377 |
557 | 여행 | 김영교 | 2004.12.11 | 399 |
556 | 12월의 나침반 | 김영교 | 2004.12.20 | 409 |
555 | 내 속을 헤엄치는 은빛 지느러미 | 김영교 | 2004.12.23 | 500 |
554 | 홍삼차 | 김영교 | 2004.12.25 | 304 |
553 | 보름달만 보면 | 김영교 | 2004.12.30 | 349 |
552 | 위로 치솟는 작은 몸짓 | 김영교 | 2005.01.01 | 374 |
551 | 만개(滿開) | 김영교 | 2005.01.02 | 37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