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짓처럼 투명한 것에 대하여
2006.03.06 08:58
날개짓처럼 투명한 것에 대하여
김영교
훤히 들여다보이는 투명의 망사
겹겹 일렁이는 꽃밭이다
피어오르는 너울 향기에 취하여
먼 곳으로 증발하는 언어
의식은 솜털을 세우고
현란한 무늬와 색깔 그리고 곡선
그 사이에 엎드리게 한다
푸른 비행 소리에 깨어난 시야
기다림을 뚫고 원근이 초심으로 간다
진실의 정점에서 순식간에 핀 찬연한 산화
지난날의 때 묻은 겉옷은 가라
새벽 녘
솟는 첫 빛으로 목욕하면
속 뼈 마디 깊이 들어와 박히는 빛살
이천년을 움직이는 작은 소리들
낮은 곳만 찾아
겹겹의 계절 위로 날지 못하는 날개
하나도 없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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