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의 가을 하늘 안과

2003.10.23 16:58

남정 조회 수:92 추천:3

몀동 성당근처
안과를 찾기란 어렵지 않았습니다.
명동 중앙로를 혼자 거닐며
Eye Shopping을 즐겼습니다 그리고 문득
바람에 스카프 날려 손빗으로 머리 쓸어 올리면서
옛날 생각에 흠뻑 젖어들었습니다.
옛날은 가고
남은 것은 좁은 길과 변함없는 방향
옛 정 그리운 골목마다 북적대는
386세대 일당에게
속도를 늦추고 길을 비켜주었습니다.
내 인생도 길을 비켜줄 준비를 하면서
길을 걷고 있다고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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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성모안과를 위한 시

김영교

맑은 눈은 도서실
책장을 넘기며
동서의 지혜를 읽는다

수필의 가을 강 언덕을 거닐며
하늘 이념과 사상을 마시고
시의 들꽃 흐드러지게 핀 초원을 지나면
감성이 쉼을 얻어
소설의 깊은 산정에서 듣는
물소리에 목을 추기고 함께
하산하면

먼지바람 불어오는 도시에
동요의 온실 하나
곧게 서
파릇파릇 시력의 새싹
물주고 가다듬어
세상을 바로 보게 해 준다

뿌옇게 흐린 밖앝 세상, 탐욕의 안개 짙어
이마 아래 창문이 어두움에 잠기면
성모는 섬세한 손길로
뒤덮은 책장의 비늘을 거두어
마음마저
밝게 빛을 되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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