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아더 공원에서

2006.02.27 08:26

박영호 조회 수:254 추천:10

    

     맥아더 공원에서

     도시의 몸살을 늘 끼리고 사는 공원    
     만물이 녹아 내리는 여름철 한낮이면
     그도 잠시 숨을 멈추고 오수에 잠긴다

     낮술에 취해서 밴취에 길게 누워버린 사내
     그의 고단한 꿈속은 지금 어디쯤 헤매고 있을까
     찾아가는 아득한 고향 마을 어귀인지
     아니면 여인의 포근한 품속인지

     문득
     하늘 위를 날아가는 비행기 소리가
     호수 위에 파문을 그리고
     놀랜 새들이 사방으로 흩어진다

     어디에나 흩어져 있는 `꿈 조각들
     노숙자의 품속에 깊이 감춰진
     주소 없는 휴지 조각들처럼
     모두 나뭇잎 꽃잎들 속에 숨어
     긴 유랑의 오수에 잠겨들 있다.

     그래도 모두가 살아 숨쉬는 것
     쉬지 않고 솟아나는 분수대 물길
     나무와 꽃들은 다시 물 길어 올리고
     모조품이 반짝거리는 좌판 앞에서
     밤이면 펼칠 남정네와의 단꿈을 꿈꾸며
     졸고 있는 인디오 여인도
     다시 눈떠 손님을 기다릴 것이다

     공원에 해가 지고 조용히 밤이 내리면
     어둠을 찾아든 연인들의 밀어 속에
     저 하늘의 반짝이는 별들은  
     호수의 물 위에 내려와
     고향 밤하늘을 보여줄 것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439 타인 이월란 2008.05.08 0
10438 바람 맞으셨군요 이월란 2008.05.08 0
10437 고문(拷問) 이월란 2008.05.08 0
10436 곶감 이월란 2008.05.08 0
10435 불망(不忘) 이월란 2008.05.08 0
10434 현실과 그리움의 경계-------시사,시집 이월란 2008.05.08 0
10433 질투--------------------------시집 이월란 2008.05.08 0
10432 바느질 이월란 2008.05.08 0
10431 물 긷는 사람 이월란 2008.05.08 0
10430 울초--------------------------시집 이월란 2008.05.08 0
10429 그립다 말하지 않으리 이월란 2008.05.08 0
10428 그런 날 있다 이월란 2008.05.08 0
10427 봄의 넋------------------------시집 이월란 2008.05.08 0
10426 이별을 파는 사람들 이월란 2008.05.08 0
10425 바람의 밀어 이월란 2008.05.08 0
10424 악몽 이월란 2008.05.08 0
10423 비질 이월란 2008.05.08 0
10422 꽃샘추위 이월란 2008.05.08 0
10421 음모(陰謀) 이월란 2008.05.08 0
10420 연(鳶) ------------------------시집 이월란 2008.05.08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