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아더 공원에서

2006.02.27 08:26

박영호 조회 수:254 추천:10

    

     맥아더 공원에서

     도시의 몸살을 늘 끼리고 사는 공원    
     만물이 녹아 내리는 여름철 한낮이면
     그도 잠시 숨을 멈추고 오수에 잠긴다

     낮술에 취해서 밴취에 길게 누워버린 사내
     그의 고단한 꿈속은 지금 어디쯤 헤매고 있을까
     찾아가는 아득한 고향 마을 어귀인지
     아니면 여인의 포근한 품속인지

     문득
     하늘 위를 날아가는 비행기 소리가
     호수 위에 파문을 그리고
     놀랜 새들이 사방으로 흩어진다

     어디에나 흩어져 있는 `꿈 조각들
     노숙자의 품속에 깊이 감춰진
     주소 없는 휴지 조각들처럼
     모두 나뭇잎 꽃잎들 속에 숨어
     긴 유랑의 오수에 잠겨들 있다.

     그래도 모두가 살아 숨쉬는 것
     쉬지 않고 솟아나는 분수대 물길
     나무와 꽃들은 다시 물 길어 올리고
     모조품이 반짝거리는 좌판 앞에서
     밤이면 펼칠 남정네와의 단꿈을 꿈꾸며
     졸고 있는 인디오 여인도
     다시 눈떠 손님을 기다릴 것이다

     공원에 해가 지고 조용히 밤이 내리면
     어둠을 찾아든 연인들의 밀어 속에
     저 하늘의 반짝이는 별들은  
     호수의 물 위에 내려와
     고향 밤하늘을 보여줄 것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719 학 춤 / 종파 이기윤 이기윤 2006.02.27 107
1718 풀과 물과 꽃의 이야기를 통해서 본 삶의 궤적 박영호 2006.02.27 559
1717 미주 한인 소설연구 (5-2) 박영호 2006.02.27 453
1716 미주 한인소설 연구 (5) 박영호 2006.02.27 865
1715 시내 / 종파 이기윤 이기윤 2006.02.27 88
» 맥아더 공원에서 박영호 2006.02.27 254
1713 새벽에 맞이한 하얀 눈 강민경 2006.02.27 152
1712 Translator histories : (번역진) 이기윤 2006.02.26 118
1711 고래잡이의 미소 유성룡 2006.03.07 107
1710 그리움은 새 김영교 2006.03.06 87
1709 安樂死 윤석훈 2006.02.23 62
1708 비밀하나 털어놓고 싶은 날 오연희 2006.02.23 100
1707 한지붕 두가족 오연희 2006.02.23 114
1706 내가 죽는 꿈 오연희 2006.02.23 1120
1705 김치를 담그다 윤석훈 2006.06.24 328
1704 돈 언니 김영강 2006.02.23 980
1703 할주머니 김영교 2007.12.26 174
1702 약동(躍動) 유성룡 2006.03.08 57
1701 서둘러 가는 길 백선영 2006.02.20 112
1700 그들은 아프다 백선영 2006.02.20 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