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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인 --- 문신

2009.07.15 04:31

윤석훈 조회 수:449 추천:47

고양이와 할머니가 살았다

고양이를 먼저 보내고 할머니는 5년을
더 살았다

나무식탁 다리 하나에
고양이는 셀 수 없는 발톱자국을 두고 갔다
발톱이 그린 무늬의 중심부는 거칠게 패였다

말해질 수 없는 비문으로
할머니는 그 자리를 오래,쓰다듬고 또 쓰다듬고는 했다

하느님은 묵묵히 할머니의 남은 5년을 위해
그곳에 당신의 형상을 새겼던 거다

고독의 다른 이름은 하느님이기에

고양이를 보내고 할머니는 하느님과 살았던 거다
독거,아니었다

식탁은 제 몸에 새겨진 문신을
늘 고마워했다

식탁은 침묵의 다른 이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