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16 13:49

두개의 그림자

조회 수 19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두 개의 그림자/강민경                           

 

 

밤길을 가다가

가로등 불빛에 비치는

내 크고 작은 두 그림자를 보았습니다

 

아이 적에는 어려서 몰랐고

장성한 뒤에는 철이 들어서 안 보였던

크고 작은 가로등 불빛이 거미줄처럼 얽혀

길인 듯 나와 하나를 이루고

거리를 좁혔다 넓혔다 끝없이 따라옵니다

시를 짓듯 소설을 쓰듯……

 

그들의 문장을 읽으려고

내가 두 눈을 반짝이면 반짝일수록

작은 내 그림자는 또렷해지고

키 큰 내 그림자는

어느새 저만치 희미해집니다.

 

세상사

외줄 타듯 살아온 내 삶이 나도 모르게

두 그림자 사이에서 오락가락합니다

그림자도 덩달아 서성거립니다

그동안 오래 살았다고

이제는 한쪽을 선택할 때라는데

무슨 미련이 남아서인지 아직도

희미하게 사라지는 그림자가 더 크게 보이니

가로등 불빛 내 나이를 태우나 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76 희망을 품어야 싹을 틔운다 강민경 2016.10.11 225
975 희망 고문 / 성백군 4 하늘호수 2021.08.10 112
974 흙, 당신이 되고 싶습니다 강민경 2015.10.17 228
973 회귀(回歸) 성백군 2014.03.25 190
972 회개, 생각만 해도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1.03 195
971 황홀한 춤 하늘호수 2016.02.29 169
970 황혼의 바닷가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2.11 214
969 황혼에 핀꽃 강민경 2018.01.04 143
968 황혼 결혼식 / 성백군 하늘호수 2015.10.01 356
967 황토물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4.19 83
966 환생 강민경 2015.11.21 192
965 화장하는 새 강민경 2016.06.18 319
964 화장 하던날 1 young kim 2021.02.11 176
963 화려한 빈터 강민경 2016.09.07 235
962 홍시-2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4.30 24
961 홀로 달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6.06 130
960 혀공의 눈 강민경 2017.05.26 163
959 헤 속 목 /헤속목 1 헤속목 2021.07.31 62
958 허리케인이 지나간 후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06.25 52
957 허공에 피는 꽃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7.14 64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49 Next
/ 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