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04 14:56

황혼에 핀꽃

조회 수 14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황혼에 피는 꽃/강민경                           

 

 

조금 일찍 가을을 맞았더라면

어떤 모양의 황혼 꽃을 피웠을까

 

언제나 둘이 손 꼭 잡고 정답던

그이와 나의 눈에 뛰어든

28층에 사시는 팔순 넘으신 할아버지와 할머니

오늘도 현관문 앞 의자에 몸 기대고 나란히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신다

가까이 다가가서 귀 기울여봐도 들을 수는 없지만

멈추지 않는 저 정겨움

속살이 보이도록 곱게 빚어 내린

하얀 머리카락이 활짝 핀 수국 같습니다

 

그들의 눈 잣대에도

두 손 꼭 잡고 들고 나는 우리 부부의 모습이

다정다감하게 보였던지

언제부터인가 한쪽 눈 찡긋

엄지손 가락 치켜세우며 최고라는  

어린아이 같은, 순정 어린 사랑의 인사말

어느새 가깝고 훈훈한 이웃사촌이 되었습니다

 

사소한 표현으로도

뜨끈뜨끈한 정 나누며 즐겁게 사는 우리 부부도

저들처럼 나이 구별 없이 아름다워 보일까!

황혼에 피는 인화(人和) 한 폭

일상의 청량(淸凉)한 아침 햇살입니다

 

   *인화(人和): 여러 사람의 마음이 서로 화합함.

   *청량(淸凉): (소리가) 맑고 깨끗하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78 " 이제 알았어요 " " NOW I KNOW " young kim 2021.03.23 180
977 (낭송시) 사막에서 사는 길 A Way To Survive In The Desert 차신재 2016.02.25 1924
976 (동영상 시) 내 잔이 넘치나이다 My Cup Runneth Over! 동영상시 2 차신재 2016.07.28 359
975 (동영상 시) 석류 - 차신재 Pomegranate -Cha SinJae, a poet (Korean and English captions 한영자막) 1 차신재 2022.06.05 319
974 (동영상 시) 선창에서 At Fishing Dock 차신재 2016.04.29 287
973 (동영상시) 어느 따뜻한 날 One Warm Day 차신재 2016.12.01 74500
972 (동영상시) 그리움에게 Dear Longing 1 차신재 2015.12.08 179
971 (동영상시) 나는 본 적이 없다 (데스밸리에서) Never Have I Seen (at Death Valley) 차신재 2015.08.09 562
970 (동영상시) 나는 시골버스 차장이 되고 싶었다 - I Wanted To Become A Country Bus Conductor 차신재 2015.08.20 524
969 (동영상시) 나비의 노래 A Butterfly's Song 차신재 2015.09.27 330
968 (동영상시) 새해를 열며 2 차신재 2017.02.23 369
967 (동영상시) 아무도 모르는 일- 차신재 The Affair No One Knows 차신재 2015.09.01 510
966 (동영상시) 이별 앞에서 - Before Parting 차신재 2015.10.07 258
965 (동영상시) 한 여름날의 축제 An Exilarating Festivity On A Mid Summer Day 차신재 2015.09.12 433
964 - 술나라 김우영 2013.10.22 293
963 10월 6일 2023년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0.10 133
962 10월은…… / 성백군 하늘호수 2022.10.04 109
961 10월의 시-육친肉親/손택수 오연희 2015.10.01 511
960 10월의 제단(祭檀) 성백군 2014.11.07 182
959 10월의 형식 강민경 2015.10.07 181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49 Next
/ 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