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1.23 12:32

단풍 한 잎, 한 잎

조회 수 261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단풍 한 잎, 한 잎 / 강민경


푸른 치마폭으로 온 세상을 감싸던
나무와 나뭇잎들
을씨년스런 바람을 맞아들이며
서두에 어떤 당부를 새기고 싶었는가!
가을 속으로 든 색깔, 노랗고 붉다

발이 부르트고 다리가 비틀리도록
버석거리며 세월의 강을 건넌
애 끓임은 간 곳 없고
화려했던 동심을 털어버릴 수 없는
가슴속 회포가 불 바람처럼 회오리친다

흐르는 계절 틈새를 통과하는
푸름과 노랗고 붉은 절정의  
단풍 한 잎, 한 잎
피처럼 타는 노을에 자꾸만
앓는 소리를 내며 바스락거린다

바람에 흔들리며 제자리 지키려는  
나무와
사람들의
후끈거리는 가슴 내부에
검은 그을음 같은 허무가 스민
빨간 단풍잎의 서러운 가을 축제였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58 비와 외로움 강민경 2018.12.22 270
857 그리움의 각도/강민경 강민경 2014.04.22 269
856 지는 꽃잎들이 강민경 2016.03.26 269
855 꽃 학교, 시 창작반 성백군 2014.06.14 268
854 알로에의 보은 강민경 2017.08.11 267
853 나뭇잎 자서전 하늘호수 2015.11.24 265
852 물의 식욕 성백군 2013.11.03 264
851 얌체 기도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9.12 264
850 별은 구름을 싫어한다 강민경 2013.12.03 263
849 뿌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7.02 263
» 단풍 한 잎, 한 잎 강민경 2013.11.23 261
847 탄탈로스 산닭 강민경 2017.12.18 261
846 손안의 세상 성백군 2014.05.23 260
845 새들은 의리가 있다 강민경 2014.07.21 259
844 고사목(告祀木), 당산나무 하늘호수 2015.07.27 259
843 비치와 산(Diamond Head)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06.11 259
842 (동영상시) 이별 앞에서 - Before Parting 차신재 2015.10.07 258
841 내다심은 행운목 성백군 2014.03.15 256
840 창살 없는 감옥이다 강민경 2014.05.05 256
839 담 안의 사과 강민경 2014.01.17 255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 49 Next
/ 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