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16 13:49

두개의 그림자

조회 수 19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두 개의 그림자/강민경                           

 

 

밤길을 가다가

가로등 불빛에 비치는

내 크고 작은 두 그림자를 보았습니다

 

아이 적에는 어려서 몰랐고

장성한 뒤에는 철이 들어서 안 보였던

크고 작은 가로등 불빛이 거미줄처럼 얽혀

길인 듯 나와 하나를 이루고

거리를 좁혔다 넓혔다 끝없이 따라옵니다

시를 짓듯 소설을 쓰듯……

 

그들의 문장을 읽으려고

내가 두 눈을 반짝이면 반짝일수록

작은 내 그림자는 또렷해지고

키 큰 내 그림자는

어느새 저만치 희미해집니다.

 

세상사

외줄 타듯 살아온 내 삶이 나도 모르게

두 그림자 사이에서 오락가락합니다

그림자도 덩달아 서성거립니다

그동안 오래 살았다고

이제는 한쪽을 선택할 때라는데

무슨 미련이 남아서인지 아직도

희미하게 사라지는 그림자가 더 크게 보이니

가로등 불빛 내 나이를 태우나 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40 여행-고창수 file 미주문협 2017.06.29 153
1039 행복은 언제나 나를 보고 웃는다 file 오연희 2017.06.30 104
1038 사람에게 반한 나무 강민경 2017.07.01 102
1037 그래도와 괜찮아 / 성백군 하늘호수 2017.07.01 98
1036 7월의 생각 강민경 2017.07.07 166
1035 임 보러 가오 강민경 2017.07.15 141
1034 산동네 비둘기 떼 / 성백군 하늘호수 2017.07.16 170
1033 석양빛 강민경 2017.07.22 152
1032 쥐 잡아라 / 성백군 하늘호수 2017.07.27 165
1031 물고기의 외길 삶 강민경 2017.08.03 161
1030 알로에의 보은 강민경 2017.08.11 265
1029 곽상희 8월 서신 - ‘뉴욕의 까치발소리’ 미주문협 2017.08.24 145
1028 닭들은 식물이 아니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17.08.30 87
1027 여름 보내기 / 성백군 2 하늘호수 2017.08.30 192
1026 시 / 바람 3 son,yongsang 2017.09.04 238
1025 수필 삶은, 눈뜨고 꿈꾸는 꿈의 여행이다 / 수필 박영숙영 2017.09.05 298
1024 그리움 하나 / 성백군 하늘호수 2017.09.08 163
» 두개의 그림자 강민경 2017.09.16 195
1022 내가 나의 관객이 되어 하늘호수 2017.09.16 224
1021 밤바다 2 하늘호수 2017.09.23 154
Board Pagination Prev 1 ... 57 58 59 60 61 62 63 64 65 66 ... 113 Next
/ 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