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29 16:09

가을비 소리

조회 수 22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가을비 소리/강민경

 

 

          산책길 비 피하려고

 뉘 집 처마 밑에 들어

 발밑을 살피는데

 열매 몇 알 떨어져 있다

 

 단내를 따라 줄을 잇는 개미떼

 민감한 후각 앞세운 주인 행세라니

 먹음직스런 열매를 열어

 달콤한 맛에 푹 빠진 잔치

 지척에 있는 나에겐 관심도 없다

 

 열매에 살 올려놓고 떠나는

 가을비의 배려였을까

 저 때문에 굶주릴지도 모를

 새와 개미를 걱정한 걸까

 하나같이 빨갛고 노랗게 잘 익은 것들이다

 꽃술을 털어내며 커지는 오진 열매를 보면서

 오지고 기뻤던 기억의 한편은

 실패한 인생 같아 스산하다

 

 자연의 섭리라지만

 내 가슴 속에 이는 생성(生成)의 외침

 결실을 보고 떠나보내는

 시간의 질곡(桎梏)을 벗아 나지 못한

 가을비 소리

 듣는 이의 가슴에 젖어든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43 환생 강민경 2015.11.21 198
1042 빛의 얼룩 하늘호수 2015.11.19 227
1041 11월의 이미지 강민경 2015.11.13 158
1040 뱅뱅 도는 생각 하늘호수 2015.11.07 133
1039 깜박이는 가로등 강민경 2015.11.06 131
1038 수필 세계 한글작가대회ㅡ언어와 문자의 중요성ㅡ 박영숙영 2015.10.31 228
» 가을비 소리 강민경 2015.10.29 223
1036 숲 속에 비가 내리면 하늘호수 2015.10.27 221
1035 찡그린 달 강민경 2015.10.23 141
1034 나의 고백 . 4 / 가을 son,yongsang 2015.10.23 246
1033 흙, 당신이 되고 싶습니다 강민경 2015.10.17 229
1032 단풍잎 예찬 / 성백군 하늘호수 2015.10.15 210
1031 여기에도 세상이 강민경 2015.10.13 119
1030 (동영상시) 이별 앞에서 - Before Parting 차신재 2015.10.07 258
1029 10월의 형식 강민경 2015.10.07 181
1028 수필 ‘文化의 달’을 생각 한다 son,yongsang 2015.10.07 127
1027 황혼 결혼식 / 성백군 하늘호수 2015.10.01 358
1026 숲 속에 볕뉘 강민경 2015.10.01 360
1025 10월의 시-육친肉親/손택수 오연희 2015.10.01 511
1024 (동영상시) 나비의 노래 A Butterfly's Song 차신재 2015.09.27 330
Board Pagination Prev 1 ... 57 58 59 60 61 62 63 64 65 66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