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4.23 13:03

배설 / 성백군

조회 수 11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배설 / 성백군

 

 

아파트 게시판에 절수공고가 나붙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서둘러 이를 닦고 세수를 하고

아직 변 볼 시간이 아니라서 그런지

오래 공을 들였지만, 결국 짐 싸 들고 집을 나왔다

 

노숙자들이 유독

화장실 주변으로 많이 모여드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어차피 노숙이니

먹고 자는 것이야 아무 데나 상관없지만

싸는 곳만은 정해져 있다는 것이 아닐까

 

멀쩡한 땅바닥이 갈라져 도시 건물이 무너지고

쓰레기가 갈 곳이 없어 태평양 가운데서 섬이 되고

재활용품 수거 업체들의 수익성 악화로

수거가 거부된 스티로폼, 폐비닐이 장바닥에서 데모하고

성장에만 취해 대책 없이 앞으로만 달리다가 퇴로마저 끊겨

길바닥에서 헤매는 우리네 삶

 

배설이 중요하다

먹어야 살지만 싸지 못하면 죽는다

오래 참다가  뒤로 터진,

이 쾌변! 오늘 저녁밥은 뚝딱.

조국도, 지구촌 여기 저기 그늘진 곳마다

막혔던 숨통이 터졌으면 좋겠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83 사막은 살아있다 정용진 시인 정용진 2019.04.25 149
982 사막의 돌산 / 헤속목 1 헤속목 2021.07.30 95
981 사망보고서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5.21 162
980 사모(思慕) 천일칠 2005.04.26 207
979 사목(死木)에 돋는 싹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6.04 116
978 사목(死木)에는 성백군 2009.06.19 602
977 사생아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7.12 174
976 사서 고생이라는데 강민경 2019.01.14 91
975 사월 향기에 대한 기억 강민경 2016.04.30 243
974 시조 사월과 오월 사이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4.21 100
973 사유(事由) 이월란 2008.02.24 89
972 사이클론(cyclone) 이월란 2008.05.06 158
971 사인(死因) 하늘호수 2016.04.09 248
970 산 닭 울음소리 성백군 2014.06.23 490
969 산(山) 속(中) 천일칠 2005.04.04 258
968 산국화 유성룡 2007.11.14 258
967 산그늘 정용진 2019.06.30 106
966 산그늘 정용진 시인 정용진 2019.07.01 68
965 산기슭 골바람 하늘호수 2018.01.04 163
964 산길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3.19 190
Board Pagination Prev 1 ...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