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3.22 19:45

살만한 세상

조회 수 9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살만한 세상/강민경

 

 

카피올라니 공원 갓길 숲에서

햇빛에 반짝이는

전화를 주었다

 

고급이다

탐나는 것, 손안에 쏙 들어오는데

마음은 자꾸 밀어낸다.

 

(언제였던가? 수십 년도 더 된 일이지만

알라모아나 시장에서 둘째 아이를 잃어버리고

넋 나간 사람처럼 애태웠던 일이 생각나서

지금 내가 전화 주인이 되어본다

 

울어라. 전화야

내가 내 아이의 울음을 쫓았듯이

네 주인도 너의 울음을 들으리니

울어라

마음을 쏟을 때

응답하는 전화벨 소리

시간은 좀 흘렀지만

 

잃은 아이 찾았을 때

내 감동으로 기뻐하는 음성

고맙습니다를 연발하며

사례금을 주려는 외국인 앞에서

공으로 돌아서는 내가 얼마나 당당했는지

이제야 아이에게 빚진 마음을 갚는 심정이다

스스로 살만한 세상을 만들었다고 우쭐해 본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42 이동하·이승하 형제의 글쓰기 이승하 2011.08.23 389
2241 작은 창가에만 뜨는 달 전재욱 2004.11.29 375
2240 <김우영의 세상사는 이야기>세계는 한류열풍, 김우영 2012.04.06 697
2239 <도청> 의원 외유 정진관 2005.01.25 1011
2238 시조 <저울로 달 수 없는 묵직한 선물> / 민병찬 file 독도시인 2021.06.11 101
2237 시조 <제30회 나래시조문학상 심사평> file 독도시인 2021.07.09 257
2236 " 이제 알았어요 " " NOW I KNOW " young kim 2021.03.23 179
2235 '신춘문예'를 준비하고 계십니까? 이승하 2004.11.27 960
2234 '여성'에 대한 명상 이승하 2004.08.30 695
2233 (낭송시) 사막에서 사는 길 A Way To Survive In The Desert 차신재 2016.02.25 1924
2232 (단편) 나비가 되어 (1) 윤혜석 2013.06.23 249
2231 (단편) 나비가 되어 (2) 윤혜석 2013.06.23 184
2230 (단편) 나비가 되어 (3) 윤혜석 2013.06.23 331
2229 (단편) 나비가 되어 (4) 윤혜석 2013.06.23 356
2228 (단편) 나비가 되어 (5) 윤혜석 2013.06.23 236
2227 (단편) 나비가 되어 (6) 윤혜석 2013.06.23 309
2226 (단편) 나비가 되어 (7, 마지막회) 윤혜석 2013.06.23 301
2225 (동영상 시) 내 잔이 넘치나이다 My Cup Runneth Over! 동영상시 2 차신재 2016.07.28 359
2224 (동영상 시) 석류 - 차신재 Pomegranate -Cha SinJae, a poet (Korean and English captions 한영자막) 1 차신재 2022.06.05 319
2223 (동영상 시) 선창에서 At Fishing Dock 차신재 2016.04.29 287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