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4.17 17:25

봄 편지 / 성백군

조회 수 15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봄 편지 / 성백군

 

 

편지가 왔다

주소도 수신자도 없는 편지가

이 산 저 산 앞들 뒷들로 날마다 오더니

우리 집 화단에도 봄을 가득 적어놓았다

 

바탕체, 돋움체, 굴림체, 궁서체,

모양도 갖가지이고

빨강, 노랑, 보라, 분홍, 하양, 색깔도 천차만별이라

잠시 어질머리가 될 때도 있지만

정신을 차리고 모양과 색을 구별하여 읽어보면

할미꽃, 진달래, 개나리, 산수유, 매화, 동백, 벚꽃……,

 

주인 없다고 망설이지 마라, 벌 나비 분탕 치고

주소 모른다고 미루지 말라

바람이 눈치채고 제멋대로 끌고 다니면

맞춤법도 띄어쓰기도 엉망이 되고

내용도 조잡한 잡문이 된다

 

당신이 글쟁이면

머리를 열고 봄의 마음을 적어라

코를 벌름거리며 향기를 맡아보고 심장에다 새겨라

당신이 주인이고

당신이 봄이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41 2024년을 맞이하며 tirs 2024.01.02 46
2240 나목의 겨울나기 전술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2.26 57
2239 단풍 낙엽 – 2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2.19 172
2238 물속 풍경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2.12 178
2237 광야(廣野)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2.05 170
2236 가을 빗방울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1.28 178
2235 단풍잎 꼬지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1.21 114
2234 늙은 등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1.14 136
2233 가을, 담쟁이 붉게 물들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1.07 158
2232 갈잎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0.31 112
2231 풍경 속에 든 나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0.24 172
2230 가을 산책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0.17 165
2229 10월 6일 2023년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0.10 132
2228 우리 동네 잼버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0.03 124
2227 가을 입구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9.26 138
2226 가을, 잠자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9.19 163
2225 얌체 기도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9.12 263
2224 정독, 인생길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9.05 221
2223 천기누설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8.29 174
2222 외도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8.22 158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