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18 06:51

숨은 사랑 / 성백군

조회 수 15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숨은 사랑 / 성백군

 

 

제철이라고

귀농 친구가 사과 한 상자 보내왔다

그중 가장 빨갛고 튼실한 것으로 한 알 골라

쪼개 본다. 확 드러나는

뽀얀 속살 속 선명한 하트 무늬

 

사랑의 표시다

중심에서 꼼지락거리는 것 같은 까만 씨앗들은

사랑의 잉태가 틀림없는데

무에 그리 부끄러운지 숨어 있구나

 

자랑할 만한데

몇 자 적은 메모지 한 장쯤은 있을 만도 한데

서운하다. 고맙다. 뭐 이런 너스레들

허접스러우면서도 달콤하고 허전하면서도 아린 것들이

내 가슴을 치고 지나가는데

눈 씻고 봐도 친구의 생색내기는 보이지 않고,

 

드디어 해냈구나

그동안 한겨울 혹한을 참아 내고

꽃샘추위 시샘도 이겨 내고

가뭄도, 장마도…,

친구여, 부지런한 자네 앞에서는 이런 것들은

한갓 지나가는 바람에 불과했다고

와삭!

자네의 정성과 애틋한 마음이 내 혀끝에서

달콤하고 새콤하고 빨갛게 익는구나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22 (동영상시) 어느 따뜻한 날 One Warm Day 차신재 2016.12.01 74490
2221 (동영상시) 그리움에게 Dear Longing 1 차신재 2015.12.08 179
2220 (동영상시) 나는 본 적이 없다 (데스밸리에서) Never Have I Seen (at Death Valley) 차신재 2015.08.09 561
2219 (동영상시) 나는 시골버스 차장이 되고 싶었다 - I Wanted To Become A Country Bus Conductor 차신재 2015.08.20 524
2218 (동영상시) 나비의 노래 A Butterfly's Song 차신재 2015.09.27 330
2217 (동영상시) 새해를 열며 2 차신재 2017.02.23 369
2216 (동영상시) 아무도 모르는 일- 차신재 The Affair No One Knows 차신재 2015.09.01 509
2215 (동영상시) 이별 앞에서 - Before Parting 차신재 2015.10.07 258
2214 (동영상시) 한 여름날의 축제 An Exilarating Festivity On A Mid Summer Day 차신재 2015.09.12 433
2213 *스캣송 서 량 2006.01.01 426
2212 , 는개 그치네 강민경 2009.08.20 825
2211 ,혼자 라는것 강민경 2009.05.26 677
2210 - 술나라 김우영 2013.10.22 291
2209 - 전윤상 시인의 한시(漢詩)세계 김우영 2009.02.15 474
2208 007 김우영 2010.05.21 969
2207 10월 6일 2023년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0.10 132
2206 기타 10월 숲속의 한밤-곽상희 미주문협 2017.10.23 467
2205 10월은…… / 성백군 하늘호수 2022.10.04 108
2204 10월의 시-육친肉親/손택수 오연희 2015.10.01 510
2203 10월의 제단(祭檀) 성백군 2014.11.07 181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