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04 14:56

황혼에 핀꽃

조회 수 14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황혼에 피는 꽃/강민경                           

 

 

조금 일찍 가을을 맞았더라면

어떤 모양의 황혼 꽃을 피웠을까

 

언제나 둘이 손 꼭 잡고 정답던

그이와 나의 눈에 뛰어든

28층에 사시는 팔순 넘으신 할아버지와 할머니

오늘도 현관문 앞 의자에 몸 기대고 나란히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신다

가까이 다가가서 귀 기울여봐도 들을 수는 없지만

멈추지 않는 저 정겨움

속살이 보이도록 곱게 빚어 내린

하얀 머리카락이 활짝 핀 수국 같습니다

 

그들의 눈 잣대에도

두 손 꼭 잡고 들고 나는 우리 부부의 모습이

다정다감하게 보였던지

언제부터인가 한쪽 눈 찡긋

엄지손 가락 치켜세우며 최고라는  

어린아이 같은, 순정 어린 사랑의 인사말

어느새 가깝고 훈훈한 이웃사촌이 되었습니다

 

사소한 표현으로도

뜨끈뜨끈한 정 나누며 즐겁게 사는 우리 부부도

저들처럼 나이 구별 없이 아름다워 보일까!

황혼에 피는 인화(人和) 한 폭

일상의 청량(淸凉)한 아침 햇살입니다

 

   *인화(人和): 여러 사람의 마음이 서로 화합함.

   *청량(淸凉): (소리가) 맑고 깨끗하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01 [삼월의 눈꽃] / 松花 김윤자 김윤자 2005.03.13 439
2200 Exit to Hoover 천일칠 2005.02.19 182
2199 Indian Hill 천일칠 2005.02.22 252
2198 꽃잎의 항변 천일칠 2005.02.28 279
2197 밤에 하는 샤워 서 량 2005.03.13 392
2196 동백꽃 천일칠 2005.03.17 245
2195 산수유 움직이고 서 량 2005.03.28 220
2194 K KOREA에서 C COREA로 갑시다 이남로 2005.03.30 422
2193 아침이면 전화를 건다 김사빈 2005.04.02 324
2192 깎꿍 까르르 김사빈 2005.04.02 329
2191 산(山) 속(中) 천일칠 2005.04.04 258
2190 그렇게 긴 방황이 김사빈 2005.04.09 305
2189 꿈꾸는 산수유 서 량 2005.04.02 351
2188 재외동포문학의 대약진 이승하 2005.04.09 357
2187 월터 아버지 서 량 2005.04.11 305
2186 사모(思慕) 천일칠 2005.04.26 207
2185 아침에 나선 산책 길에 김사빈 2005.05.04 258
2184 유나의 웃음 김사빈 2005.05.04 453
2183 밤에 피는 꽃 서 량 2005.05.06 684
2182 연두빛 봄은 김사빈 2005.05.08 342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