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08 16:43

나무 뿌리를 보는데

조회 수 14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나무뿌리를 보는데/강민경                          .

 

 

마키키* 산을

사람처럼 오르며

흙 위로 튀어 오른 굵고, 가느다란 나무뿌리가

길 아래위로 얽히고설키면서

바윗돌 휘감아 계단을 만들고,

징검다리를 놓았다.

 

나야 내 발 받쳐주는

저들의 노고에 기대니

안전하고 편안한 산행길이라서 행복하지만

뿌리는 날마다

수천만의 발걸음에 밟히면서 얼마나 아플까

고통도 오래 참으면 면역이 되는 건가?

빤질빤질, 발자국 닿는 곳마다 윤기 흐른다

 

저 나무뿌리들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대가도 보상도 받지 못하면서

인정사정없는 수많은 발밑 견디느라

침묵하는 천민들 같아 안타깝지만

강자만 군림하는 세상인심을

내 무슨 힘이 있어 간섭할 수 있을 것인가

 

나 또한

저들을 계단처럼 밟고 오르내리며

남에게 밟혔다고 불평할 수 있겠는가

생각을 바꾸면 곧바로 위로되는 것을

나무뿌리를 보면서 섬김을 배운다

 

*하와이 지역명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83 운명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6.25 61
2182 아버지의 새집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5.21 61
2181 시조 등나무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5.30 61
2180 볏 뜯긴 수탉 / 성백군 하늘호수 2021.03.23 61
2179 시조 등나무 꽃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6.18 61
2178 시조 영원한 독도인 “최종덕”옹 / 천숙녀 독도시인 2021.07.18 61
2177 시조 독도 - 화난마음 갈앉히는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7.30 61
2176 시조 코로나 19 -수묵화水墨畵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9.01 61
2175 시조 코로나 19-낮은 길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9.15 61
2174 시조 코로나 19 –상경上京길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9.22 61
2173 시조 옥수수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0.30 61
2172 자존심 성백군 2012.07.22 62
2171 시조 눈물로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3.26 62
2170 시조 물음표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7.04 63
2169 12월 강민경 2018.12.14 63
2168 시조 수채화 / 천숙녀 독도시인 2021.04.28 63
2167 산행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1.03.17 63
2166 먼저 와 있네 1 유진왕 2021.07.21 63
2165 바 람 / 헤속목 1 헤속목 2021.07.29 63
2164 시조 찬 겨울 시멘트 바닥에 누워보면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2.07 63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