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8.03 17:32

물고기의 외길 삶

조회 수 16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물고기의 외길 삶/강민경                   

                

 

거친 파도가

방파제 둑에 부딪혀 튀어 오를 때마다

, 공으로 물고기를 줍겠다고

길 위를 살펴보았지만

죽은 고기는커녕, 상한 고기 한 마리 없습니다

 

이상한 일입니다

저 큰 파도의 힘을

손바닥만 한 물고기가 어떻게 피한 걸까요

무슨 수로 저런 억압과 올무에서

벗어난 걸까요

 

세상이 텃밭인 사람들은

작은 일, 개인의 일도 참질 못하고 곧잘

화내고, 싸우고, 울고, 때 쓰다가 드러눕고

때로는 세상 바람에 맞아

상처 입은 제 모습 자주 드러내는데

 

물고기는

물고기도 죽기도 하겠지만

물에 맞아 죽었다는 소문은 들은 적 없으니

파도칠 때 무엇을 했던 걸까요

 

수심 깊은 곳에서

납작 엎드려 물결에 동요하지 않고 사는

물고기의 외길 삶

나도 잘은 모르지만, 난세를 살아가는 그 삶이

부러웠나 봅니다

길바닥에 물고기 한 마리

없는 걸 보면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63 새벽, 가로등 불빛 성백군 2005.07.28 269
2162 어젯밤 단비 쏟아져 서 량 2005.07.28 263
2161 해바라기 백야/최광호 2005.07.28 182
2160 희망 백야/최광호 2005.07.28 217
2159 계절과 함께하는 동심의 세계 - 백야/최광호 동시 백야/최광호 2005.07.28 354
2158 버릴 수 없는 것이 눈물 겹다. 강숙려 2005.08.03 612
2157 밴드부 불량배들 서 량 2005.08.03 261
2156 이민자의 마음 강민경 2005.08.08 185
2155 어머니의 마당 성백군 2005.08.12 327
2154 詩가 꺾이는 사회 / 임영준 박미성 2005.08.13 242
2153 손들어 보세요 서 량 2005.08.13 277
2152 빈방의 체온 강민경 2005.08.18 268
2151 링컨 기념관 앞에서 김사빈 2005.08.26 349
2150 흰 머리카락 성백군 2005.08.26 241
2149 단순한 사연 서 량 2005.08.28 229
2148 허리케인 카트리나 성백군 2005.09.03 191
2147 여행을 떠나면서 김사빈 2005.09.05 337
2146 회상 강민경 2005.09.05 277
2145 한정식과 디어헌터 서 량 2005.09.10 464
2144 초가을인데 / 임영준 뉴요커 2005.09.12 265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