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20 19:55

구로동 재래시장 매미들

조회 수 282 추천 수 0 댓글 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구로동 재래시장 매미들 / 성백군

 

 

매미가 운다

 

구로동 재래시장

낡은 고목 몇 안 남은 가지에서

, , 매에 엠, 하며

시장 사람들 상거래 소리보다 더 크게

고함을 지른다

 

7년 땅속 굼벵이 생이

억울해서가 아니다

2주 밖에 못 살고 가는 삶이 서러워서가 아니다

당장, 소리치지 아니하면

자신의 살아있음을 확인할 수 없으니

손님들 귀속을 파고드는 것이다

 

만주로, 연변으로 피난 간 사람들

서툰 한국말 가지고 고국에 돌아와  

장바닥을 가득 메우며

가라앉은 시장경기를 일으켜 세운다

무궁화 꽃을 피우며

구로동 재래시장을 국제시장으로 만들겠다고

 

매에 엠,

저건, 우는 것이 아니다

암놈을 부르는 사랑놀이가 아니다

풀 한 포기 없는 회색 벽돌담 시장 골목에서

순간, 순간을 살아남기 위한

역이민 매미의 기막힌 절규다

울음에 곡을 붙인 희대의 절박한 노래다

 

 

  • ?
    son,yongsang 2016.10.26 12:08
    생존을 위한 절규는 비단 구로동 매미들 뿐이겠습니까? 이 꿈(?)의 나라라는 아메리카에도 참 많습니다. 참 착잡한 느낌입니다. 건강 하시지요?
  • ?
    하늘호수 2016.10.27 05:48
    그렇지요
    미국의 대선을 앞두고
    누구를 찍어야 할지 찹찹한 마음
    전능하신 신께서 알려주면 무조건 따려련만......

    감사합니다. 손 작가님
    덕분에 건강합니다. 작가님도 일상이 따뜻하시기를 기원해 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43 두 손을 마주하여 그리움을 만든다 백야/최광호 2005.09.15 296
2142 그렇게 그때 교태를 서 량 2005.09.19 260
2141 아이들과갈비 강민경 2005.09.19 314
2140 노숙자 성백군 2005.09.19 173
2139 코스모스 길가에서 천일칠 2005.09.26 171
2138 식당차 강민경 2005.09.29 302
2137 가을단상(斷想) 성백군 2005.10.05 232
2136 코스모스 날리기 천일칠 2005.10.10 311
2135 아버지 유성룡 2006.03.12 454
2134 달팽이 여섯마리 김사빈 2005.10.12 268
2133 한 사람을 위한 고백 천일칠 2005.10.13 255
2132 무서운 빗방울들이 서 량 2005.10.16 170
2131 일상이 무료 하면 김사빈 2005.10.18 354
2130 펩씨와 도토리 김사빈 2005.10.18 276
2129 쌍무지개 강민경 2005.10.18 201
2128 추일서정(秋日抒情) 성백군 2005.10.23 415
2127 가을묵상 성백군 2005.11.06 177
2126 뉴욕의 하늘에 / 임영준 뉴요커 2005.11.11 232
2125 지역 문예지에 실린 좋은 시를 찾아서 이승하 2005.11.11 654
2124 도마뱀 강민경 2005.11.12 242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