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01 06:22

낙원은 배부르지 않다

조회 수 23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낙원은 배부르지 않다/강민경

 

 

한낮

길가 철조망 넘어 마당이 있는 집

병아리 대 여섯 거느린 어미 닭과

풍채 당당한 수탉의 여유

긴 목이 빠지도록 회를 치며 암 닭을 향해

여기가 낙원이라고 힘주어 외치는

곧은 목울대의 당당함에

집 안과 밖, 고요하던 풍경이 기지개를 켠다


내일이 오늘 같은

밤낮없이 닭장 안에 갇혀서

생을 식용에 저당 잡힌 닭

먹으면 먹을수록 허허하고  

살이 찌면 찔수록 죽을 날이 가까워지니

먹는 것이 다 저주다

 

부모 덕에 재벌이 된 아이들이

많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공으로 생겼다고 제화나 권세를 함부로 사용하면

저 닭장 안의 닭처럼 곧 비만이 되어

갑질한다는 소리 자주 듣고 당뇨병에 걸리느니

 

풍족하다고 다

낙원은 아니다

그 풍족함이 당당해야 삶이 낙원이 된다

저 마당, 수탉 울음소리 참 맑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21 포이즌 아이비(poison ivy) 신 영 2008.07.22 338
2120 포스터 시(Foster City)에서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7.30 95
2119 포수의 과녁에 들어온 사슴 한 마리 김사빈 2006.12.19 477
2118 평화의 섬 독도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2.21 150
2117 평 안 1 young kim 2021.03.30 158
2116 시조 펼쳐라, 꿈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3.17 134
2115 시조 편지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4.23 118
2114 편지 김사빈 2007.05.18 174
2113 펩씨와 도토리 김사빈 2005.10.18 276
2112 페인트 칠하는 남자 이월란 2008.03.18 338
2111 시조 퍼즐 puzzle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6.25 141
2110 패디큐어 (Pedicure) 이월란 2008.02.25 333
2109 팥죽 이월란 2008.02.28 193
2108 팥빙수 한 그릇 / 성백군 하늘호수 2018.10.30 79
2107 파일, 전송 중 이월란 2008.04.11 243
2106 파묻고 싶네요 / 泌縡 김 원 각 泌縡 2020.02.06 68
2105 파리의 스윙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1.06.22 95
2104 파도의 사랑 2 강민경 2017.01.30 103
2103 파도의 고충(苦衷)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1.01.27 60
2102 파도에게 당했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0.12.10 177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