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12 17:09

꽃보다 청춘을

조회 수 17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꽃보다 청춘을/강민경                    

 

 

알라와이 운하 수면 위

어둠 거둬내는 달빛을 보는데

속은 하나도 보이지 않고

답답한 빌딩의 불빛이 더는 참지 못하겠다는 듯

물속에 세운 불기둥으로 환한 길을 닦는다

 

길가 쪽 가로수로 선   

플루메리아 빽빽한 푸른 잎은

12폭 치맛자락 펄럭이는 무희처럼

꽃보다 싱싱한 청춘을 내세우고

도로 쪽 하늘로만 치닫던 야자수는   

구름 속 숨은 달님 쫓다가 그림자로 떨어져

나와 그이의 발길에 밟히며 

환한 가로등 원망해 보지만

꽃 시절보다 여생이 청춘인 우리 부부 앞에서는 

질투도 박수가 되어

서늘한 밤바람에 흥에 취해 흐느적거린다.

 

이따금

어둠을 가르는 차 소리에

알라와이 운하 고요한 수면이 흔들리듯

그이와 함께한 인생길 뒤돌아보면

다 꽃은 아니었지만, 아직

남은 생이 있어 날마다 저녁이면 운동 삼아

그이와 함께 손잡고 꽃보다 좋은 청춘을 즐긴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23 7월의 생각 강민경 2017.07.07 168
1222 수필 4,29 폭동 20주년을 맞는 우리의 각오 정용진 시인 1 정용진 2021.03.05 168
1221 대낮 하현달이 강민경 2020.05.22 168
1220 얹혀살기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1.08.17 168
1219 꽃씨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3.30 168
1218 소화불량 / 성배군 하늘호수 2023.02.21 168
1217 시인이여 초연하라 손홍집 2006.04.08 169
1216 11월 새벽 이은상 2006.05.05 169
1215 소라껍질 성백군 2008.07.31 169
1214 돈다 (동시) 박성춘 2012.05.30 169
1213 풍광 savinakim 2013.10.24 169
1212 태아의 영혼 성백군 2014.02.22 169
1211 숙면(熟眠) 강민경 2014.11.04 169
1210 봄기운 : (Fremont, 2월 26일)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3.01 169
1209 정상은 마음자리 하늘호수 2017.03.05 169
1208 가시도 비켜선다/강민경 강민경 2018.07.09 169
1207 기미3.1독립운동 100주년 기념 축시 정용진 2019.03.02 169
1206 여름 낙화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8.06 169
1205 외등 / 성백군 하늘호수 2019.10.04 169
1204 무서운 빗방울들이 서 량 2005.10.16 170
Board Pagination Prev 1 ... 48 49 50 51 52 53 54 55 56 57 ... 114 Next
/ 114